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220원에서 1320원까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외환보유액이 4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달러가 다시 나타나자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등 외환·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은 올해 2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252억 9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46억 8000만 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21억 달러), 12월(70억 6000만 달러), 올해 1월(68억 1000만 달러)로 3개월 연속 늘어났던 외환보유액은 4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한은은 미국 달러화 강세로 유로화 등 기타 통화의 외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1월 말 102.28에서 2월 말 104.67로 2.3% 상승했다. 다만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8.1%나 급등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인 만큼 시장 개입에 나선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도 다시 줄었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예치금 잔액이 267억 5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74억 2000만 달러 급감하면서 외환보유액 감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이 2억 5000만 달러 감소했고,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도 9000만 달러 줄었다. 반면 국채 등 유가증권은 3744억 9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70억 7000만 달러 증가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아 매입 당시 가격인 47억 9000만 달러로 변동이 없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4300억 달러) 규모는 세계 9위로 전월과 같았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 1845억 달러로 568억 달러 늘었다. 2위와 3위인 일본(1억 2502억 달러)과 스위스(9301억 달러)는 각각 227억 달러, 61억 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