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1위 김기현 후보에게 악재인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이에 결선투표가 치러질 가능성과 함께 김 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안철수·천하람 후보의 ‘결선 연대’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안 후보는 6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결선투표가 있을 때는 1차 투표에서 자기가 모을 수 있는 최대한의 지지자들을 모으는 노력만 해야 한다”며 결선 전 연대 가능성에 재차 선을 그었다. 다만 앞선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는 “1차 투표 결과가 나오고 나서 탈락된 후보들과 1·2위 후보들이 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실제 전당대회 투표 종료를 하루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결선투표를 예상하는 관측이 우세하다. 뉴스1의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3~4일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378명)은 당 대표에 가장 적합한 후보로 김 후보(35.8%)를 꼽았다. 2위 안 후보(25.5%)와 오차 범위(10.08%포인트) 밖인 10.3%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렸지만 과반인 50%와는 거리가 멀다. 앞선 여론조사들에서 과반에 가까운 지지율을 받았던 것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다. 3·4위는 황교안 후보(9.6%), 천 후보(8.1%)였다.
김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는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 문제에 이어 최근 불거진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이 당심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중대한 범법 행위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천 후보도 BBS 라디오에서 “김 후보에게 최대 악재”라며 “대통령실의 행위가 선을 완전히 넘었다”고 지적했다. 황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실의 개입은) 그동안 김 후보가 ‘대통령팔이’를 하고 다니는 것을 보고 수차례 경고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세 후보가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과 관련해 비판에 나서고 있지만 결선투표 전 후보 간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같은 조사에서 황 후보 지지자의 24.2%만이 안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고 천 후보 지지자 중에서는 안 후보 지지 응답이 49.1%에 불과한 만큼 후보자 간 연대로 지지층이 옮겨오는 효과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천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 가능성에 “그럴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 측도 “각 후보들이 개별적으로 메시지를 낼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결선투표가 이뤄지면 개혁 성향을 공유하는 안 후보와 천 후보 간 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 개입 의혹이 확산될수록 차기 총선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하는 지지층을 중심으로 표심이 김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엠브레인퍼블릭의 3~4일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