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중국 국방비 증액





“중국 해안에서 멀지 않은 해양이나 공중에서는 미국이 더 이상 무소불위의 패권을 휘두를 수 없게 됐습니다.” 미국의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저서 ‘예정된 전쟁’에서 중국 본토와 해안 주둔 함대에 배치한 1000개 이상의 대함미사일을 언급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을 ‘투키디데스 함정’이라는 프리즘으로 들여다본 그는 “앞으로 아시아는 미국 패권의 범위가 현저하게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올해 국방 예산을 대폭 증액하면서 군사 패권 도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에 보고된 올해 중국 예산안에서 국방비 지출은 1조 5537억 위안(약 293조 원)에 달해 지난해 대비 7.2% 늘어났다. 전년 대비 증액률이 2022년의 7.1%에 이어 연속으로 높아진 것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5.0% 안팎으로 다소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방 예산 7.2% 증액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방력 강화 의지가 확연히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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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국방비는 미국과 격차가 여전히 크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군사비 지출은 2930억 달러로 미국 8010억 달러의 36.5%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의 국방 예산 비율도 1.7%로 미국의 3.5%와 거리가 멀다. 그래도 중국의 군사 패권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제20차 공산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핵무력 증강을 의미하는 ‘강대한 위력 체계 구축’ 의지와 실전 훈련 강화, 그리고 ‘이기는 싸움’을 강조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거듭 내비치면서 4일에도 군용기 24대와 군함 4척으로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 따라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앨리슨의 주장에 따르면 패권국 미국과 급부상하는 중국의 관계가 17번째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해당된다. 엄혹한 안보 환경에서 평화를 지키려면 우리도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추고 실전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문성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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