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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3월 빅스텝 문 열었다”…“2년 국채 5% 재돌파”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7일(현지 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폭스비즈니스 화면캡처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7일(현지 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폭스비즈니스 화면캡처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상원 청문회 매파 발언에 하락 마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p)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었고, 지난해 12월보다 더 높은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를 시사했는데요.

그 결과 나스닥이 1.25%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53%, 1.72% 떨어졌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4%를 재돌파했고,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물은 다시 5%를 넘어 5.02%대까지 치솟았는데요. 달러인덱스도 장중 105.43 수준까지 급등했죠. 두 달 여 만의 최고치입니다.



특히 이날 시장은 파월의 3월 0.5%p 가능성 시사에 충격을 받았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미중 관계가 궤도를 이탈할 우려가 있다”는 경고를 했죠. 오늘은 파월 의장의 주요 발언과 금리, 증시 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파월, 소비·제조업 둔화 흐름 1월에 뒤집어져”…“금리선물시장, 3월 0.5%p 확률 70% 최종금리는 5.50~5.75%”


이날 파월 의장의 증언에서 알아야 할 6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최근 경제 데이터 강해. 데이터를 본 뒤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인상 속도(pace)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해석: 10일에 나올 2월 고용과 14일로 예정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계속 강하면 0.5%p 금리인상 가능할 수 있음. 0.5%p 인상 카드 수면 위로 급부상. 증시 하락 확대요인

② “1월에 소비와 제조업 생산이 둔화하던 흐름이 일부 뒤집어졌다. 이는 1월의 따듯한 날씨와 계절조정 등이 원인이지만 우리가 지난 FOMC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것 같다.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 갈 길은 멀고 울퉁불퉁할 것이다”→해석: 금리인상에도 경기가 생각만큼 둔화하지 않고 있으며 1월 경제지표가 좋게 나온 것은 일시적 요인만이 아닌 기저의 견고한 인플레 압력이 있음을 시인.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 갈 것임을 시사

③ “내 생각에 연준이 과도하게 긴축했음(we've tightened too much)을 보여주는 데이터는 없다. 근원 CPI 올해 4.7% 수준으로 가고 있어. 통화긴축 효과 내는 데 시간 걸려. 최종적인 금리수준은 이전에 전망한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해석: 3월 회의 때 내놓을 최종금리는 지난해 12월 FOMC에서 제시한 최종금리(5.00~5.25%)보다 높을 것. 최소 5.25~5.50%로 올라가는 것은 기정사실이며 데이터에 따라 5.50~5.75%도 갈 수 있음

④ “기업이익이 줄어드는 게 인플레이션에 좋다. 생산성이 엄청나게 많이 증가한다면 모를까 고용비용지수(ECI)가 4% 수준을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타깃 2%로 갈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임금은 가격에 영향을 주고 가격은 임금에 영향을 준다”→해석: ECI가 높다는 것은 노동자 입장에서는 좋으나 생산성이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인플레이션를 낮추기 위해서는 ECI를 2% 수준으로 떨어뜨려야 함. 이는 임금과 가격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며 인플레 하락을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둔화가 반드시 필요

⑤ “근원 소비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근원 서비스(근원 서비스-주택)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 신호가 약간만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초근원 서비스 물가가 더 낮아지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서비스 분야를 매우 유심히 지켜볼 것”→해석: 초근원 서비스가 거의 둔화하지 않고 있음. 강한 서비스 지출과 고용, 높은 인플레이션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으며 노동과 함께 서비스 분야의 둔화가 절실

⑥ “상업용 부동산 많은 모니터링 필요해. 연준도 들여다 보고 있어. 대도시 사무실 공실 많으며 이중 일부는 콘도로 바뀔 것. 대형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적어 문제없지만 일부 소형은행은 많이 있어”→해석: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문제 커질 수 있어. 연준이 관심을 가질 정도. 대형 은행으로의 부실 전이 가능성은 낮으나 소형은행 중심으로 혼란 가능성

CME 페드워치상 3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 CME 페드워치CME 페드워치상 3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 CME 페드워치


이날 파월 의장은 첫째, 3월 0.5%p 금리인상 가능성, 둘째 최종금리 추가 상승을 제시했습니다. 둘 중에서 0.5%p 가능성은 월가가 완전히 반영하지 않았던 부분인데요. 파월 의장이 공식적으로 0.5%p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죠. 그는 “최근 나온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했으며 이는 우리가 예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궁극적인 금리수준이 더 올라가야 함을 의미한다”며 “만약 데이터가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월 고용과 CPI 데이터를 본 뒤 필요하다면 0.5%p 인상을 불사하겠다는 뜻인데요.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따라 3월에 0.5%p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2월 고용이 예상을 웃돈다면 더 빠르고 긴 긴축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리선물 시장은 이미 0.5%p로 돌아섰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4시29분 현재 3월 0.5%p 인상확률이 70.5%로 0.25%p(29.5%)의 두 배가 넘습니다. 어제만 해도 0.5%p 가능성이 31.4%였는데 상원 청문회 이후 급등한 건데요. LH 메이어/통화정책 애널리틱스는 “다른 것이 없다면 3월에 0.5%p를 올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빅스텝의 문을 연 것이 3월 빅스텝을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파월도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했는데요.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파월은 가급적 0.5%p를 하지 않고 싶어할 것”이라며 “고용과 CPI가 예상을 웃도는 경우에 0.5%p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침체 가능성↑ 인플레 트라우마 뒤 경기침체 우려도”…“미 중고차 가격 2월에 4.3% 상승 2009년 이후 최대”


이제 두 번째 최종금리 부분을 보죠. 최종금리 상승은 0.5%p보다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봐야 하는데요. 이날 파월 의장은 “최종적인 금리수준은 12월 FOMC 때 전망했던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월가는 최종금리로 5.25~5.50%, 5.50~5.75%를 염두에 두고 있었죠. 이번에 6% 주변까지 확 높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금리만 보면 나쁘지 않은 결과인데요. 3월 이후 금리선물 시장은 △5월 5.25~5.50%(60.4%) △6월 5.50~5.75%(56.4%) △7월 5.50~5.75%(45.8%) △9월 5.50~5.75%(43.5%) 등의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즉, 3월 0.5%p 이후 5월과 6월에 0.25%p씩 더 올린 뒤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의미인데요. 어떤 식으로든 긴축기간은 더 길어진다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파월도 기업이익은 낮아지고 임금은 떨어져야 하며, 초근원 서비스 물가가 하락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했는데요. 그는 “내 생각에 연준이 과도하게 긴축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는 없다”고까지 했죠.



그 결과 침체 가능성은 커집니다. 이날 2년과 10년 물 국채금리 역전폭이 1%p까지 벌어졌는데요. 청문회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민주당)은 “역사적으로 1년 간 실업률이 1%p 올라가고 경기침체를 피한 적이 있었느냐. 그동안 이런 사례가 12번”이라고 파월에게 묻자, 파월 의장은 “제로(Zero)”라고 답했습니다. 연준의 지난해 12월 경기전망을 보면 지난해 3.7%였던 실업률이 올해 4.6%로 1%p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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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중고차 가격이 급등했다. 콕스 오토모티브2월 중고차 가격이 급등했다. 콕스 오토모티브


파월 의장은 존 닐리 케네디 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공화당)이 “1950년 이래 역사는 인플레이션을 2%p 낮추면 실업률이 3.6%p 높아졌다고 한다. 맞느냐”는 말에 “그렇다(yes)”고도 했습니다. 케네디 의원은 지금 물가상승률이 6.4%고 실업률이 3.4%이니 인플레이션이 2.2%가 되려면 실업률은 10.6%가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연장선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위험에 대한 언급도 나왔습니다. 파월 의장은 “많은 대도시의 공실률이 높으며 이들 중 일부는 콘도로 바뀔 것이다. 대형 은행은 상업용 부동산에 여신이 많지 않다”면서도 “일부 소형은행은 그렇지 않으며 상업용 부동산에 많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상업용 부동산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죠.

연준이 들여다 볼 정도인 만큼 상업용 부동산 문제는 계속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사무실 임대 업체 IWG의 마크 딕슨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사람들이 재택근무 이후 사무실로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충격이 오고 있다”고 전했죠.

하나 더 봐야 할 것은 이날 파월의 발언대로라면 3월 0.5%p 가능성에 최종금리 5.50% 안팎으로 막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이 또한 완전한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최종금리 전망치가 오르고 있고, 6%를 얘기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기 때문인데요.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월 미국의 도매 가격이 한 달 전보다 4.3% 급등해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1년 전보다는 7% 하락했지만 올 들어 다시 중고차 값이 꿈틀대고 있는 건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15일에 나올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1월 0.7%), 근원의 경우 0.4%(1월 0.5%)로 약간 진전이 있지만, 14일의 2월 CPI는 △전월 0.4%, 전년 6.0% △근원 전월 0.4%, 근원 전년 5.4% 수준인데요.

개인들의 재정 전망은 나빠지고 있습니다. 최근 패니 메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분의1 정도만 앞으로 1년 간 재정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는데요. 이는 10여 년 만의 최저치입니다.

“2월 고용 22만 안팎 전망, 일자리 숫자가 다음 고비”…“모건스탠리, 기술주 20% 추가 하락 vs 웰스 파고, 연착륙 가능성 높아져”


마지막으로 증시 상황 보겠습니다. 내일인 8일 파월 의장의 미 하원 증언이 있지만 이날 핵심 사안이 다 나왔기 때문에 다음 증시 분기점은 10일의 2월 고용보고서인데요.

블룸버그 집계치 중앙값은 22만4000개이고 다우존스는 22만5000개입니다. 엇비슷한데요. 실업률은 계속해서 역대 최저 수준인 3.4%로 예상됩니다.

이날 실제 숫자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연준의 3월 금리인상폭, 향후 증시가 상당 부분 달려있죠. 블룸버그는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을 하락시켰지만 금요일 숫자에 따라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20만 대의 일자리는 1월(51만7000개)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강해 예상치보다 높냐, 낮냐를 봐야 할텐데요.

참고로 8일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2월 민간고용은 20만, 구인이직보고서(JOLTs)상 구인은 1058만4000건, 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예상치는 19만5000건으로 최근 전망치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웰스 파고는 이 같은 강한 지표를 근거로 이날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도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는데요. 안나 한 웰스 파고 주식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급락하면 연준이 과도하게 긴축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었다”며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천천히 완화하고 있지만 이는 경제가 아직 좋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는데요.

파월의 상언 증언 뒤 10일에 나올 2월 고용보고서가 증시의 핵심 변수다. 연합뉴스파월의 상언 증언 뒤 10일에 나올 2월 고용보고서가 증시의 핵심 변수다. 연합뉴스


반면 배어드의 마이클 안토넬리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예상보다 크거나 빠른 금리인상을 싫어한다”며 “모든 랠리가 불안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어제 잠시, 단기랠리를 점쳤던 약세론자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이날 “증시가 지난해 10월의 최저치를 다시 시험할 수 있다”며 “기술주가 20%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억만장자 투자자인 씨타델의 켄 그리핀도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미국인들이 트라우마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겪은 뒤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이는 잘 들지 않는 칼로 수술하는 것이다. 씨타델은 경기침체에 대비하고 있다”고 조언했죠.

아직 침체가 확정된 것도 3월 0.5%p로 정해진 것도 아닙니다. 파월 증언 이후에도 브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처럼 “3월에 0.25%p의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고 최근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도 연착륙 가능성이 6개월 전보다 높아졌다고도 했었죠.

하지만 ‘3분 월스트리트’에서 계속 말씀 드렸듯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지 더 많은 확인이 필요합니다. 2월 일자리 숫자도 봐야하구요. 그 전까지는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연준은 더 가야 합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매주 오전7시55분에 생방송됩니다. 수요일은 파월의 상원 증언을 집중적으로 다룹니다.기사가 도움되셨다면 네이버 기자구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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