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동부 요충지인 바흐무트가 완전히 함락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9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 다수를 겨냥해 공습을 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새벽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대규모 폭격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키이우·오데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했으며 핵심 기반시설은 물론 주거지도 표적이 됐다. 당국은 전국에서 최소 6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전력 공급이 미사일 공격의 여파로 차단됐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원전과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잇는 마지막 연결이 끊겼다”며 비상용 디젤 발전기를 동원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러시아 용병단인 와그너그룹이 격전지 바흐무트의 동쪽 구역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한 지 하루 만에 벌어졌다. 러시아는 6개월 전부터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관문 도시’인 바흐무트 공세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에 며칠 내로 바흐무트 전역이 점령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동부 진격로가 열릴 것을 우려해 악전고투하고 있다.
다만 서방은 러시아의 병력 및 물자 부족 문제로 특정 도시에 대한 집중 공세는 더는 어려울 것이며 바흐무트 함락 역시 전쟁 판도에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AP통신 역시 러시아의 대규모 폭격이 점점 뜸해지고 있다며 가장 최근의 공습이 지난달 16일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