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구로 차량기지' 광명시로…'마포 소각장' 고양시 인근에…또 '도' 넘는 서울 기피시설

서울시 이전 추진에 주민 반발

보상·소통 부족…갈등 장기화

"중앙정부 중재해야" 한목소리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2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광명시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2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광명시




서울 소재 기피시설의 경기 이전이 잇따라 추진되는 가운데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기피시설이라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납득할 만한 보상과 충분한 협의가 없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길어질수록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광명시는 서울지하철 구로차량기지 이전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구로차량기지는 1974년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과 함께 구로동 일대 25만㎡ 규모로 조성된 이후 소음 ,진동, 도시 단절 등을 지적하는 민원을 꾸준히 받아놨다. 2005년 이전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됐지만 거론된 후보지의 반발로 논의가 잠정 중단됐다.



이후 국토건설부는 차선책으로 광명·시흥 보금자리지구 지정과 함께 차량기지 지하화 등 조건을 내세워 광명 이전을 추진해왔다.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의 명운을 판가름할 재정사업분과회의가 지난달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열렸으며 최종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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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시민들단체들은 이전 예정지 주변 주민들이 소음·분진 및 지역·녹지 단절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입주를 앞두고 있는 신도시와 하안2지구 주민들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포함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300m 떨어진 곳에는 광명·시흥·부천·인천 지역 주민 200만 명이 식수로 쓰는 노온정수장의 오염 우려도 있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명을)은 “타당성 재조사 평가·심의에서는 경제성뿐 아니라 광명시와 시민의 반대 의견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인천시의 제2 경인선 대안 추진과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철도노선 추진 등 환경 변화도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설 쓰레기소각장 건립을 놓고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고양시 경계과 1㎞ 정도 떨어져있고 4800여 가구가 입주 예정인 고양 덕은지구와는 불과 1.5k㎞ 거리에 있다.

경기도 내 서울시 소유 기피시설이 가장 많은 고양시는 2019년 서울시와 서울시 소유 난지물재생센터 공원화를 위한 공동협의체를 구성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양측 협의가 결렬되면서 광역단체인 서울시와 체급이 맞는 경기도가 전담팀을 꾸리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도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회 명재성(고양5) 의원은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해야 하지만 서울시는 고양시가 기초지자체라는 이유로 협의에 소극적이거나 무시하고 있다”며 “경기도 역시 지자체 업무라고 나 몰라라 하다 보니 기피시설의 현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양·광명=이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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