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KERI, '큰 기술 프로젝트' 가동…전기화 시대 핵심 연구기관 도약

연구비 대비 기술료 수입 5% 돌파

최소100억대 이익 창출 과제 추진

난치병 치료기기 등 새먹거리 발굴

김남균 한국전기연구원장. 사진 제공=한국전기연구원김남균 한국전기연구원장. 사진 제공=한국전기연구원




경남 창원시 성주동에 본원을 둔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기 분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연구개발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설립 이후 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초고압직류송전(HVDC) 및 전력기기, 전기 추진 및 산업응용 기술, 차세대 전력반도체, 전기기술 기반 융합형 의료기기 등의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잇따라 개발하며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최근에는 모든 일상에서 전기가 기반이 되는 ‘전기화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첨단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1976년 설립 이래 전기 분야 각종 연구개발과 인증업무를 수행하며 국가 인프라부터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첨단 기술 상용화의 산파 역할을 맡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주춧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까지 축적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통 기술과 첨단 기술을 융합한 지식 기반형 신산업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전기화(electrification)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활용 범위와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세기의 전기화는 주택에 전기를 공급하고 공장을 전동화하는 식의 전력망 확장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태양광, 배터리,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의 핵심으로 전기화의 역할을 변하고 있다.

올 1월 제15대 한국전기연구원장에 취임한 김남균 원장은 전기화 시대의 중심 연구기관으로 거듭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당부했다. 대한민국 전력산업과 전기기술을 책임지는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의 전기화 시대의 주도권을 한국전기연구원이 확보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국내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전기화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왔다. 특히 기업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각종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청취해 전기화 분야에서 꾸준히 기술 로얄티를 확보해왔다. 특히 작년에는 연구 생산성의 대표 지표인 연구비 투자 대비 기술료 수입이 5%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적인 전기화 전문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재단의 연구 생산성에 버금가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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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기업들이 각종 제품 개발 단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해결해 주는 ‘공정혁신시뮬레이션센터’도 연구원의 핵심 자산이다. 제품을 만들기 전에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함으로써 다각도로 성능을 예측하고 품질을 검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별 기업들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여기서 나아가 초대형 성과를 낼 수 있는 ‘KERI 큰 기술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큰 기술’은 국민이나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해 최소 100억 원대 이상 기술료 수입을 거둘 수 있는 기술을 일컫는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대신 최소 5년 이상 최장 30년까지 연구개발 기간을 확보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한국전기연구원은 미래를 선도하는 연구원을 주요 과제로 내걸었다. 전기화의 길을 뒤쫓아 가는 추격자에서, 융합·협업·창의 기반 위에 전기화의 신 영역을 제시하는 연구원으로 나가겠다는 포부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전략적 사고로 신산업을 창출하고 전기·전력 분야 국가 핵심 연구기관으로서 위상을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업 중심의 연구개발 활동도 강화한다. 기업이 찾아오는 연구원이 될 수 있도록 기업 애로사항 해결의 최적 파트너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현재 연구원의 전력기기 시험인증에는 연간 약 1000개의 국내외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향후 시험인증 범위를 확장하고 제공하는 서비스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자기기에 편중된 전기기술의 활용 범위와 대상을 확대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도 발굴할 계획이다. 전기기술 기반의 난치병 치료기기 개발이 대표적인 분야다.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있지만 향후 상용화에 성공하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윈장은 “한국전기연구원이 ‘큰 기술’을 차질 없이 개발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임직원들이 흔들림 없이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환경과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세대가 넘는 오랜 기간에 걸쳐 전기화 시대의 미래를 이끌 혁신 기술에 도전할 수 있는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연구원의 체질을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원=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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