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인 45억 2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던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낸 데다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해외여행 증가로 서비스수지마저 적자 폭을 키운 결과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경상수지는 45억 2000만 달러(약 5조 9700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반도체 수출 부진에 따른 상품수지 적자 확대가 결정타가 됐다. 1월 상품수지는 1년 사이 90억 달러나 급감하며 74억 6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이자 4개월 연속 적자다. 상품수지가 넉 달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6년 1월~1997년 4월 이후 26년여 만에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 부진이 동시에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4%나 급감한 62억 4000만 달러에 그쳤고 같은 기간 중국 수출도 31.4% 줄어든 91억 7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만성 적자에 빠진 서비스수지도 경상수지 적자 폭을 키웠다. 운송수지 흑자 폭이 줄어든 가운데 해외여행객 증가로 여행수지 적자(-14억 9000만 달러)도 1년 사이 3배 가까이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