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광야에서 춘식이 만나나요? SM 경영권 분쟁 상황은 [코주부]

*나비스는 어디로? ( *주 : SM의 메타버스 세계관에서 조력자 역할을 맡고 있는 캐릭터) /출처=SM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쳐*나비스는 어디로? ( *주 : SM의 메타버스 세계관에서 조력자 역할을 맡고 있는 캐릭터) /출처=SM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쳐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습니다. 하이브가 승기를 잡는가 했더니 공개매수에 참패했고, 이번엔 카카오가 하이브가 제시한 가격에 3만원을 더 얹은 15만원에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른바 '쩐의 전쟁'이 진행 중입니다. 이대로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에 인수되는 걸까요? 혹시나 하이브가 반격할 가능성은 없는 걸까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어디로 흘러갈지, 코주부와 함께 몇 가지 시나리오와 변수들 살펴보시죠.


SM 인수전 현재 상황...공은 하이브에서 카카오로


그래픽=박희민 디자이너그래픽=박희민 디자이너


먼저 지금까지의 상황 간단 정리! SM엔터 매각설이 제기된 건 2021년입니다. SM은 카카오·네이버와 지분 매각을 협상중이라며 사실상 매각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다 네이버는 중간에 발을 빼고, 카카오만 남게 됐고요. 협상이 지지부진해질 즈음 짠, 하고 등장한게 바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입니다. 얼라인의 압박에 이어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공시까지 하면서 이수만 총괄PD는 그야말로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몰렸죠. 그런 그가 데려 온 구원투수가 바로 하이브였어요. 하이브는 이수만 총괄PD의 지분 14.8%에 공개 매수(※기업의 지배권을 얻거나 강화하기 위해 주식의 매수 기간, 매수 가격 등의 매수 조건을 미리 공개적으로 알려서 유가 증권 시장 밖에서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그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일)를 통해 최대 40%의 지분을 확보하겠다고 밝히며 단숨에 유력 매수자로 급부상했습니다. 그러나 다들 아시다시피 결과는 참패였죠. 이제 공은 카카오로 넘어간 상태.

광야에서 춘식이 만나나요?


그래픽=박희민 디자이너그래픽=박희민 디자이너


풍부한 자금력, 강력한 인수 의지까지. 결과야 속단할 수 없지만 카카오가 SM 인수에 진심인 것 만큼은 사실입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오는 26일까지 SM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데요. 이 15만원이란게, 단지 하이브보다 3만원 더 주는(?) 정도가 아닙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당 15만원은 SM의 주가수익비율(PER)을 40배로 본 것"이라며 "하이브가 2021년 전성기에 인정받았던 PER가 45배임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가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가 공개매수로 목표한 물량을 100% 채워 성공하면 지분율은 39.91%, 카카오 측 우호 지분까지 합치면 무려 41.11%에 달합니다. 이에 비해 하이브는 풋옵션이 걸린 이수만 전 대주주의 잔여 지분 3.65%를 합해도 19.43%로 카카오의 절반 수준입니다.



카카오가 이렇게나 적극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올해로 계획 중인 카카오 엔터 단독 상장 때문입니다. SM엔터를 인수하면 국내 엔터테인먼트 레이블의 강자로 한 번에 우뚝 설 수 있고, 상장에도 매우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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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하이브가 16만원 던진다면


하지만 하이브가 완전히 마음을 접은 것은 아닙니다. 아니, 반격의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이미 투자한 자금을 고려할 때 2대주주로 내려앉게 되면 하이브로서도 손해가 큰 상황이기 때문이죠. 시장에선 하이브가 다시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 예상하는데요. 다만 공개 매수가는 많아도 주당 16만원을 넘어서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앞으로의 변수 몇가지 더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주총과 하이브가 금감원에 요청한 시세 조종 조사 결과가 그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정기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표가 하이브쪽이 더 많습니다. 카카오가 이번 공개매수로 지분을 대거 획득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주주명부폐쇄 이후여서 의결권은 없죠.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당초 보유했던 18.4%를 쥔 하이브는 혹실한 의결권이 있고요. 다만 주주명부폐쇄일인 지난해 말 기준 '큰손'으로 분류되는 국민연금(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등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주총 분위기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브가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시세조종 조사 결과도 경영권 다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가 하이브 공개매수 기간에 SM 주식을 대량 매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금융당국은 카카오를 포함해 SM 주식을 둘러싼 시세조종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는 중입니다. 카카오와 하이브 양 쪽이 워낙 팽팽하다보니 이러다 갑자기 둘이 화해하고 손을 잡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과연 승자의 저주를 막기 위해 양측이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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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기자·팀코주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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