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상대방이 경상환자일 때 빠른 과실비율분쟁 해결 방법은?[도와줘요, 손해보험]

과실비율분쟁심의사무국 하성철 팀장





# 퇴근길 서울 성산대교 남단, 직장인 A씨는 목동 방향 진출로로 빠져나가려고 긴 차량 행렬 뒤에서 대기중이었다. 꽤나 긴 시간 동안 좀처럼 움직이지 못하자 답답한 마음이 들었고 잠시 고민 끝에 서부간선도로로 경로를 바꾸고 싶어 핸들을 조심스레 틀었다. 그 순간, 진입하려던 차선으로 지나가던 B씨가 운전하는 차량과 가볍게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양 측 차량 범퍼부분의 도색만 일부 벗겨진 경미한 사고였기 때문에 상대방 운전자가 경상환자라면 과실비율을 빨리 확정짓고 보험 처리를 끝내어 사고를 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은 경우, A씨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경상환자 과실비율 심의 신청, 이젠 기다리지 마세요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자동차보험 약관에 따르면 차량 운전자가 12급~14급의 상해를 입은 경우, 과실 비율에 따라 상계하기 전의 치료 관계비가 대인배상I의 한도를 초과할 경우 보험회사는 과실상계 없이 우선 보상한 후, 그 초과액에 대하여 피해자 측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경우에 따라 본인이 가입한 보험으로 부담할 치료비가 발생할 수도 있고,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지도 과실비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본인의 과실비율을 신속하게 확인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손해보험협회는 ‘과실비율 분쟁 등의 심의에 관한 상호협정’을 개정해 사고 당사자 A씨가 보험사를 통해 과실비율 심의를 빠르게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그동안은 피보험자 등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가 피보험자 등의 권리를 대위(상법 제682조)해 상대 보험사와 과실비율을 다툴 수 있었으므로, 보험금 지급 이전에는 심의신청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차량의 수리와 달리 몸이 아픈 경우에는 치료가 길어져 심의신청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제도 개선 이후에는 상대방 운전자가 경상환자인 경우 보험금 지급 이전이라도 심의청구를 할 수 있게 돼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 그러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 예시를 통해 어떤 내용들이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경상환자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별표1 ‘상해의 구분’에서 정하는 12급~14급의 상해를 입은 환자를 ‘경상환자’라 지칭하며, 상해의 정도가 심각하지 않은 척추 염좌(삔 것), 골절(부러짐)을 동반하지 않은 단순 타박상 등이 포함

경상환자 과실비율 심의, 얼마나 빨라졌나요?



A70:B30

#사고상황 : 1차로에서 직진하던 B씨와 2차로에서 1차로로 진로를 변경하던 A씨가 충돌하여 A씨 차량 뒷 팬더와 B씨 차량의 보조석측 앞 범퍼가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상대방 자동차 운전자가 경상(14급)을 입어 100만원의 치료비가 발생한 경우)

위와 같은 사고로 B씨는 자기차량손해 담보로 차량의 수리를 진행하던 중, 경상환자인 상대방 운전자 A씨와의 과실비율 분쟁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싶었다. 심의 제도가 개선된 덕분에 B씨는 차량이 수리 완료되고 자차 보험금이 지급되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보험사를 통해 신속하게 심의 신청을 할 수 있었고 제도개선 이전 대비 88일 빠르게 A 70 : B 30의 심의결정(1차 변호사 심의)을 받을 수 있었다. 사고 당사자 양측이 심의 결정을 수용, 원만하게 합의하여 사고 처리를 종결했다.

한편, B씨가 가입한 보험사는 A씨의 치료비 100만원 중 65만원을 대인배상 보험금으로 지급하였는데 대인배상I 보상한도 50만원(14급)을 초과한 50만원 중 본인 과실(70%)에 해당하는 35만원은 A씨가 가입한 보험으로 부담하였기 때문이다.

과실비율·사고유형에 따라 받는 보험금이 달라지나요?


과실비율이 A60:B40인 경우에는 어떻게 달라질까? (자동차간 충돌로 상대방 자동차 운전자가 경상(14급)을 입어 100만원의 치료비가 발생한 경우)


심의 제도 개선에 따라 신속하게 신청, 진행된 심의 결정 A60 : B40을 수용하여 합의한 경우, 대인배상I 보상한도 50만원(14급)을 초과한 50만원 중 본인과실(60%)에 해당하는 30만원을 A씨가 가입한 보험으로 부담하게 된다.

위와 같이 치료비가 대인배상I의 보상한도를 초과해 발생한 경우, 본인의 과실비율에 따라 부담할 금액이 변동될 수 있으니 소비자는 사고 처리시 유념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본인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본인이 가입한 자기신체사고(자손) 보험금 등으로 처리할 수 있으므로 보험사 담당 직원에게 문의하면 된다.


상대방 자동차 운전자의 치료비가 50만원이라면 어떻게 다를까? (자동차간 충돌로 상대방 자동차 운전자가 경상(14급)을 입어 50만원의 치료비가 발생한 경우)


심의 제도 개선으로 신속하게 신청, 진행된 심의 결정에 따라 A70 : B30으로 과실비율에 합의한 경우, 발생한 A의 치료비 50만원이 대인배상I의 보상한도(14급 50만원) 이내이므로 B가 가입한 보험사가 치료비를 모두 부담하는 차이가 있다. 대인배상I은 피해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정한 한도의 보험금을 전액 지급하도록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이륜차인 경우에는? (자동차와 이륜차(오토바이) 간 충돌로 상대방 이륜차 운전자가 경상(14급)을 입어 100만원의 치료비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 보호를 위하여 차량 운전자를 제외한 보행자(이륜차, 자전거 포함)는 본인 과실이 있더라도 종전과 같이 치료비 100만원이 전액 지급된다는 차이가 있다. 예기치 않은 순간에 우연히 발생하는 것을 ‘사고’라고 부른다. 미리 준비하여 사고를 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를 수리하고 몸을 치료하는 번거로움과 고통은 더욱 크게 와 닿을 수밖에 없다. 또한, 상대방 운전자 등과 과실비율을 다투는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하고 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소송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운전자가 막막하고 답답한 심정일 것이다.

소송까지 진행되기 전에 공평 타당한 과실비율 합의안을 제시해 사고 당사자 간 합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손해보험협회 ‘자동차사고 과실비율분쟁 심의위원회’의 역할이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문의와 상담이 가능하다.


※ 빠른 과실 심의 신청을 위한 Check Point

point1 : 상대방 자동차 운전자가 경상환자(12급~14급)

point2 : '23.1.18.(상호협정 변경일) 이후 발생한 사고

point3 : 보험사가 운전자를 대신해 상대방 보험사와 과실비율 분쟁심의를 진행하겠다는 계약서 작성

☞보험금 지급과 상관없이 과실 심의 신청 가능


관련기사




/과실비율분쟁심의사무국 하성철 팀장


김현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