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SK, 3D D램 상용화 속도…특허는 여전히 마이크론 '절반'

반도체 양사 임원 공식석상 발언

미세공정 한계치 극복 대안 꼽아

마이크론, 2019년부터 앞서 연구

기술력 격차 차세대 주도권 위협

"개발시간 단축시켜 추격 떨쳐야"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D램 선두 주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3차원(3D) D램 상용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다만 D램 업계 3위 마이크론은 이미 2019년부터 3D D램 연구에 뛰어들면서 두 회사보다 2~3배나 많은 특허를 확보했다. 국내 업체들이 차세대 시장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현재의 기술 주도권이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반도체 기술 개발 임원들은 반도체 학회 등을 비롯한 공식 석상에서 D램 미세 공정의 물리적 한계치를 극복할 방법으로 일제히 3D D램을 꼽았다.

이종명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실장(부사장)은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EEE EDTM 2023’에서 “3D로 적층하는 D램 등이 미래 기술로 꼽힌다”고 밝혔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담당(부사장)도 8일 “내년 정도면 3D D램의 전기적 특성 등에 대한 구체적 사항이 드러나고 개발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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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이 3D D램 개발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건 2021년도 이후부터다. 삼성전자가 2021년 반도체(DS)사업부 내 차세대공정개발팀을 신설해 연구에 착수한 시점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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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D램은 기존 패러다임을 깨는 새로운 구조의 메모리 칩이다. 기존 D램 제품 개발은 회로 선폭을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선폭이 10㎚(나노미터·10억분의 1m)대로 들어오면서 커패시터의 전류 누출과 간섭 등 물리적 한계가 크게 늘었다. 이를 막기 위해 고유전율(하이K) 증착 물질, 극자외선(EUV) 등 신소재 및 장비가 도입됐음에도 반도체 업계에서는 10나노 이하 미세화에는 큰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양산할 최첨단 D램 선폭은 12나노대다. D램 미세화 선폭을 1나노 단위로 축소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3~4년 후에는 새로운 구조의 D램 사업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D D램 기술 상용화에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3D D램은 기존 D램 시장과 달리 독보적인 주도권을 쥔 업체가 없는 ‘무주공산’이라는 점에서 빠른 양산 기술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챗GPT 등 인공지능(AI) 분야 활성화로 인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도 적기 대응해야 한다.

3D D램에 대한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반도체 기술 분석 회사인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시장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8월까지 30개 이상의 3D D램 특허 기술을 확보하며 블루오션 시장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세계 D램 시장 1·2위인 삼성전자(15개 이하)와 SK하이닉스(10개 내외)에 비해 2~3배 많은 3D D램 관련 특허를 선점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지금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기술처럼 보여도 실험 결과를 축적하다 보면 어느 순간 혁신적인 기술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창신메모리(CXMT), 중국과학원 등 중국의 유력한 D램 제조 업체와 반도체 기술 연구기관도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3D D램 연구 결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이들이 상용화 기술을 선점한다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D램 시장의 판세도 순식간에 뒤집어질 수 있다. 테크인사이츠의 최정동 박사는 3D D램 특허 현황에 대해 “마이크론이 공격적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개발 기간을 단축시켜 추격을 떨쳐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우리 기자·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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