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수도 베를린시가 수영장에서 여성의 ‘탑리스(topless·상의 탈의)’를 허용하기로 했다. 수영 복장에서도 남녀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베를린시 내 수영장을 관할하는 기관인 ‘베를리너 바더 베트리베(BBB)’는 지난 9일(현지시간) 관할 공공 실내외 수영장에서의 수영복 상의 탈의와 관련해 남녀 모두에게 동일한 규정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2월 수영장에서 상의를 벗고 수영하다 쫓겨난 여성 로테 미스(33)의 사건이 발단이 됐다. 당시 미스는 “수영장에서도 여성에게 남성과 다른 옷차림을 요구하는 것은 차별이다”라며 “더구나 수영장 운영 방침에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수영복을 착용하라고 돼있을 뿐 성별에 따라 옷을 달리 입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베를린시 평등대우를 위한 사무소에 신고했다.
이후 사무소는 “수영장에 성별에 따른 규칙이 따로 있진 않고 누가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는 명시돼있지 않았다”며 “시중에서 판매되는 수영복이란 규정은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과 구분하려고 만든 용어이지 상체를 가리라는 뜻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베를린에서는 여성이 수영장에서 상의를 벗을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지난 2021년 7월 독일의 한 광장에서는 이와 관련해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지난해에는 수영장을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