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OTT 정체기 빠졌는데…유료회원 '꿈의 500만' 가능할까

■국내 OTT 수익 개선 고심

더글로리·카지노·SNL코리아 등

지난달 대형 콘텐츠 공백 길어지자

바로 구독 취소하며 이용자 급감

유료회원 500만 돼야 안정적 수익

투자 늘리자니 비용도 늘어 딜레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사진 제공=넷플릭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사진 제공=넷플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의 시청자 추이가 증가세 둔화를 넘어서 정체를 맞이했다. 투자비 증가와 그로 인한 손실폭 확대에 OTT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콘텐츠 확대 없이는 더 이상의 시청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유료구독자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한 콘텐츠 제작이 전제돼야 한다. 국내 OTT업체들이 당면 과제인 유료구독자 500만 돌파 가능성 있는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12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티빙·웨이브·쿠팡플레이·디즈니플러스 등 주요 OTT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월 대비 하락했다. 1월 515만 명이던 티빙의 MAU는 2월 475만 명으로 떨어졌다. 웨이브는 401만 명에서 376만 명으로, 쿠팡플레이도 439만 명에서 401만 명으로, 디즈니플러스도 217만 명에서 208만 명으로 감소했다. 넷플릭스 역시 1258만 명에서 1151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OTT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한달간 집계된 단순 앱 이용자로 연간 10만원 가량을 소비해 수익성과 직결된 유료구독자와는 다르다. OTT의 잠정 고객인 MAU가 줄어든다는 것은 유료구독자 확대 역시 멀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카지노’.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카지노’.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국내외 OTT의 MAU가 줄어든 것은 지난 2월 업계에 주목할 만한 대형 히트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 글로리’의 파트1은 지난해 12월 30일 한 번에 공개돼 1월에 인기를 끌었고, 10일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카지노’도 파트1의 공개를 1월 말 마무리짓고 지난달 15일부터 파트2를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인기를 견인한 ‘SNL 코리아’도 1월 말로 시즌을 종료했다.



이는 OTT 이용층들이 콘텐츠에 따라 구독 및 이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증거다. 즉 대형 오리지널 콘텐츠의 출시 간격을 좁히지 않으면 시청자들은 바로 구독을 취소한다. 궁여지책으로 몰아보기 대신 쪼개보기를 택하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콘텐츠 공백기에는 먹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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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OTT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유료구독자의 ‘임계치’를 넘겨야 한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기준 500만명을 임계치로 본다. 지난해 119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티빙의 턴어라운드를 위해서는 투자비 증액 없이 현재 300만 명인 유료구독자 수를 500만 명까지 늘려야 한다. 유료구독자 1인 기준은 한달 요금 7~8000원 수준으로, 1년 구독비 10만 원 기준 100만 명 가입자가 매출 1000억 원을 보장한다. ‘환승연애’ 등 티빙의 킬러 콘텐츠는 시청층이 한정돼 있다.

하지만 국내 OTT들이 콘텐츠 제작을 위해 더 많을 투자를 하기는 어렵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CJ ENM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콘텐츠 투자비 확대 대신 UI·UX 개선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브도 지난해 예능 쇼케이스에서 “콘텐츠 투자비 상승 없이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사진 제공=쿠팡플레이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도입한 광고요금제 효과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광고요금제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광고요금제를 도입했지만 눈에 띄는 MAU 상승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최근 저소득 국가들에서 반값 요금제를 출시하며 이용층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 사진 제공=티빙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 사진 제공=티빙


시장이 큰 해외에서도 OTT의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1조 원이 넘는 분기 손실을 내고 처음으로 분기 구독자 감소를 기록한 디즈니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와 ESPN·훌루의 통합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도 HBO맥스와 디스커버리플러스를 통합한다. 파라마운트도 파라마운트+와 쇼타임을 합치고 구독료도 인상한다. 업계는 AVOD(광고형 VOD)·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를 주목하고 있지만 콘텐츠 투자비가 줄지 않는다면 수익성 개선은 어렵다.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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