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기보)이 유동화회사보증을 신규 지원한다. 저금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수요가 줄어 2014년 이후 중단한 지 9년 만의 신규 지원이다. 최근 잇단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이 늘어나자 기보가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한 셈이다.
기보는 13일 2000억 원 규모의 유동화회사보증을 신규 지원한다고 밝혔다.
유동화 회사 보증은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유망 중소·벤처기업의 신규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만든 후, 이를 자본시장에 매각해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는 제도다. 신청 기업이 회사채 등을 발행하면 주관 증권사가 인수한 뒤 유동화회사에 양도하게 된다. 이후 은행은 유동화회사에 융자를 제공하고 기보는 유동화회사의 은행 대출채무를 지급보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선순위증권은 기관투자가 등이 인수하며 인수대금은 기업 자금 지원에 쓰인다. 후순위증권은 유동화자산(회사채 등) 발행기업이 직접 인수하는 구조다.
이번에 발행하는 유동화회사보증은 중소기업 150억 원, 중견기업 250억 원 이내로 지원된다. 신청마감 후 자금수령(유동화증권 발행일)까지 약 1.5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다. 특히 미래 기술·산업 주도권 선점과 기술혁신을 이끌어가기 위해 정책적·전략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인 '초격차 미래전략산업' 중심으로 이뤄진다. 초격차 미래전략산업은 △첨단제조(우주항공,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소재·부품·장비) △에너지(차세대 원자력, 수소·미래에너지) △디지털·통신(네트워크, 보안, 양자기술) △자동화(AI, 모빌리티, 로봇) △바이오(레드·그린·화이트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등 5대 분야 17대 산업으로 구성된다.
기보가 2014년 이후 중단했던 유동화회사보증 신규 지원에 나선 것은 금리인상 탓에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기보 관계자는 “2014년 이후에도 만기가 끝난 사채에 대해서는 재발행을 하며 제도를 이어온 결과 현재까지 2조5000억원을 지원해왔다"며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인 신규 보증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유동성 위기 극복과 경기 회복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