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경제학을 개척한 박우희 서울대 명예교수가 14일 오전 3시 20분께 분당 보바스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7세.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7년부터 서울대 상대 조교수·부교수로 강단에 섰다. 1969년 영국 맨체스터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서울대와 도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1980년 서울대 경제연구소 연구진으로 나일론·철강·석유화학 분야 사례 연구를 한 것을 계기로 한국의 기술 발전 과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982년 11월 ‘기술 흡수의 경제학’(일본어, 모리타니 마사노리 공저)’, 1988년 ‘수입 기술의 채택과 확산:한국 사례(영어, 존 L 에노스 공저)’, 1989년 ‘한국의 기술발전(일본어)’ 등을 잇달아 내놓았다. 1985년 창립된 기술경제연구회가 1992년 기술경영경제학회로 바뀌는 과정에도 참여했고 1993년 2대 회장을 지내며 국내 기술경제학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 정년퇴직 무렵부터는 ‘과학, 철학과 한국경제 인식’ ‘경제원리 탐구’ ‘경제학의 기본원리: 과학·철학·예술과 경제원리의 발견’ ‘답을 주는 경제학: 제2경제원론’ ‘경제 원리, 물처럼 흐른다’ 등 경제철학·사상과 관련한 저술을 다수 펴냈다. 1989년 초대 생산기술연구원장, 1994년 한국경제학회장, 2009∼2012년 세종대 총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명정자 씨, 1남 2녀(박성배·박진영·박종욱 씨)와 사위 이인재(인천대 경제학과 교수)·태인서 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