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의 섬유·석유화학 계열사인 태광산업(003240)이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안한 주식 분할, 현금 배당, 자기주식 취득 등 주주제안을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다만 태광산업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트러스톤이 제기한 주주제안들에 대한 우려를 포했다. 우선 주식 분할 요구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지만 결국 주가는 주식시장 흐름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 고유의 가치 및 펀더멘털과는 관련 없는 단기 이벤트로, 오히려 주가를 왜곡시켜 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안한 현금 배당 규모에 대해선 "미래 가치 제고를 위한 향후 10년간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투자자금 확보 차원의 현금성 자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적자 시에도 지속적인 배당을 실시해 예측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자기주식 취득에 대해서도 "자기주식 취득만이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 등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추후 상황에 따라 내부적인 검토는 가능하다"고 전했다.
태광산업은 기업가치와 대주주의 명예를 훼손하는 근거 없는 악의적 주장에는 법적 조치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대주주 우회 지원 등의 주장은 사실도 아니고 근거도 빈약한 만큼, 기업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기한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에 대해 타당한 이유가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앞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과 관련해 분리 선출을 요구했으나, 태광산업은 지난해 분리 선출한 감사위원 1명의 임기가 남아 있는 만큼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법원 결정에 대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날 입장을 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이사회 안에서 대주주만을 위한 황제경영을 견제할 감시자 선임이 꼭 필요하다"며 "올해 주총에서 회사 내부에서 경영진의 독주를 견제해줄 감사위원 후보는 선임하지 못했지만, 회계장부 열람 등사를 통해 경영진의 독주를 견제하는 외부 감시자 역할을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