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일정상회담에 이어 다음달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한미일 3국 간 정상 외교 빅 이벤트가 막을 연 가운데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이를 계기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정보 수집 및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미국이 동맹국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압박하는 것은 모순인 만큼 한국과 일본이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반격 능력 확보 등 재무장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도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이 오히려 일본의 국방 역량을 통제하고 주변국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한미정책국장,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등이 전화와 이메일 인터뷰에 응했다.
◇‘자국 우선주의’는 美의 모순=미국이 IRA 등을 통해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는 것을 두고는 ‘미국 정치의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스나이더 국장은 “미국은 동맹국의 역량을 자국 경제에 통합하려는 욕구와 동맹국과 긴장을 유발할 미국 우선주의 욕구 사이의 내부 모순을 조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크로닌 석좌는 “한국은 신흥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핵심 산업에서 중요한 능력을 확보하며 첨단 기술의 표준을 만들기 위해 (미국이) 긴밀히 협력할 상대”라고 강조했다. 여 석좌 역시 “미국은 한국과 일본 기업들에 유연성을 제공하고 길을 터줄 필요가 있으며 이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요청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협력, 北 대응 최상 선택=북한의 무력 도발이 재개된 가운데 한일·한미정상회담에서 무엇보다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의 새로운 틀이 논의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3국 간의 공조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적시에 올바른 대응을 할 수 있게 하고 정보 평가나 대응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본 재무장이 역내 안보 환경상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한미일 안보 협력을 통해 이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 석좌는 “일본의 새로운 군사 역량을 지역 안보 강화를 위해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지 논의할 메커니즘이 한미일 안보 협력”이라고 설명했다. 스나이더 국장도 “미국과 일본의 안보 동맹이 아니었다면 일본의 재무장은 더 극적으로 진행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韓, 쿼드 참여 분명히 해야=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에 한국의 공식적인 참여가 당장 필요하지 않으나 쿼드와 함께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여 석좌는 “기후변화, 보건, 신흥 기술 등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슈에 대해 쿼드 실무그룹에 참여하는 것은 쿼드와 함께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미국과 같은 비전을 추구한다는 정치적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 석좌는 한미일 간 밀착이 중국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오프 램프(출구전략)’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