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신세계노조 위원장(왼쪽 네 번째)과 한국노총·섬유유통노련 관계자들이 15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노조 출범을 알리고 있다. / 황동건 기자신세계백화점 노동조합이 15일 출범했다. 무노조 사업장이었던 신세계백화점에 노동조합이 설립된 건 1963년 삼성그룹에 인수된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신세계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0년 만에 민주노조인 신세계노동조합이 처음으로 출범했다”며 향후 처우 제도 개선, 인사 제도 개편 등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에 출범한 신세계노조는 한국노총 전국섬유·유통노동조합연맹에 소속된다.
신세계노조는 우선 단기적으로 성과급 체계 공개와 인사제도 개편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세계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측에 △일방통행식 임금협상 중단 △불투명한 성과급 지급 개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 개편 △물가상승율에 따른 임금인상 △인력 충원과 업무폰 지급 등을 요구했다. 김영훈 신세계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사측의 일방통행식 임금협상과 투명하지 않은 성과급 지급율 및 연장 근무 만연화로 지칠 만큼 지쳤다”면서 “조직문화는 폐쇄적으로 전락하고 분위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노조 설립 배경에 성과급 불만이 있다는 시각이 나왔다. 지난해 신세계 매출은 백화점을 포함해 10조원을 돌파했다. 리오프닝 효과로 창사 이래 처음 올린 성과였지만 직원들은 성과급과 관련해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성과급 때문에 노조를 결성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백화점 경영진은 2월 6일 뒤늦게 전 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급 4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면서 “이는 노동조합을 만들겠다고 하니 입막음 용도로 예산을 집행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세계노조의 목표는 전국에서 1000명 이상의 조합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메일을 비롯해 온라인상으로만 조합원을 모집했던 과거와 달리 오프라인에서도 조합원을 모으기로 했다. 노조 측 추산에 따르면 현재 가입인원은 약 200명 정도다. ‘젊은 노조’로 알려졌으나 지방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현재는 연령 별로 고루 분포하는 상태다.
한편 사측이 차분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신세계노조도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크다고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언론보도가 나간 후 사측 기업문화팀에서 접촉해왔다”며 “잘 해보자는 차원의 대화가 오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