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갑자기 껴안고 키스…배우 출신 日정치인, 길거리서 봉변

日 와카바야시 리사, 낯선 남자에 성추행 당해

동료 정치인도 못 믿어…상담센터 개설까지

일본의 배우 출신 정치인 와카바야시 리사. /인스타그램 캡처일본의 배우 출신 정치인 와카바야시 리사. /인스타그램 캡처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적 괴롭힘’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일본에서 또 공개적인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 현직 배우이자 정치인인 와카바야시 리사가 거리 연설을 하던 도중 낯선 남성으로부터 봉변을 당한 것이다.



1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음달 통일지방선거에 도전하는 30대 정치인 와카바야시에게 다가가 강제로 껴안고 입을 맞춘 40대 남성 A씨가 강제추행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일본 경시청은 A씨가 지난 13일 오후 세타가야구에서 거리 연설을 하고 있던 와카바야시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며 접근해 억지로 껴안고 입맞춤을 한 혐의라고 밝혔다.



와카바야시는 사건 다음날인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제 거리 연설 중 강제 추행을 당했다”며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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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연설을 하고 있는 와카바야시 리사. /트위터 캡처거리 연설을 하고 있는 와카바야시 리사. /트위터 캡처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모델 겸 배우로 활동하다가 올해 1월 정치인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우익 정당 일본유신회 후보로 도쿄도 세타가야구 의원직에 출마할 예정이다.

일본의 여성 정치인은 남성 유권자·동료 정치인에 의한 성적 괴롭힘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2017년 여성 지방의원 4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0%가 “성별을 이유로 차별이나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일본유신회의 참의원 선거 유세에서 이노세 나오키(왼쪽) 전 도쿄도 지사가 에비사와 유키 예비후보의 가슴에 손을 대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지난해 일본유신회의 참의원 선거 유세에서 이노세 나오키(왼쪽) 전 도쿄도 지사가 에비사와 유키 예비후보의 가슴에 손을 대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해 6월에는 일본 참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노세 나오키(76·일본 유신회) 전 도쿄도 지사가 거리 연설에서 같은 당 예비후보인 에비사와 유키(49)의 가슴을 만져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노세 전 지사가 마이크를 넘기면서 에비사와 후보의 어깨와 머리카락을 만지더니 손을 가슴으로 가져가 툭툭 치는 행위를 한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노세 전 지사는 자신의 SNS에 "경솔했다. 앞으로 주의하겠다"며 사과했다.

극심한 성추행 행태에 여성들이 점차 정치를 포기하기에 이르자 지난달에는 대학 교수 등 전문가들을 모아 ‘여성의원 학대 상담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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