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서 일한 만큼 제대로 쉴 수 있는 제도가 엄격하게 시행될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을 얻어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일이 많을 때는 근로시간을 늘리고, 적을 때는 쉴 수 있게 해주는 제도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포괄임금제가 널리 퍼져있는데 사장이 돈을 주겠냐는 걱정도 많습니다."
16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개최한 2030자문단과의 간담회에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은 이 같은 의견을 쏟아냈다.
이번 간담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근로시간제 개편안 보완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현재 입법예고 중인 법안에 대해 청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제도개편 취지가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는 다양한 보완방안을 강구한다는 취지다.
앞서 고용부는 주 단위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다양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11시간 연속휴식권 보장시 주당 최대 69시간, 휴식권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최대 64시간을 근무할 수 있게 되면서 과로와 장시간 노동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왔다.
이에 이 장관은 지난 15일 MZ세대 의견 수렴을 위해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소속 노조를 만나 근로시간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데 이어 이날도 2030자문단을 만났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자문단은 청년보좌역을 포함해 청년 총 19명으로 구성됐으며 청년 여론 수렴 및 전달, 정책에 대한 제언, 정책 참고사항 발굴 등 역할을 수행한다.
이 장관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하며 “이번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한 청년 세대의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며 “현재 입법예고 기간인 만큼 각계각층의 의견을 겸허히 들어 보완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학생, 직장인, 스타트업 대표, 전문직 등 다양한 직업군의 2030자문단원들이 참석해 각자 현장에서 느꼈던 근로시간 개편방안에 대한 인식과 분위기,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휴가를 쓸 때 가장 눈치가 보이는 점은 나 대신 업무를 처리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인데, 연차휴가 활성화를 위해 대국민 휴가 사용 캠페인 홍보 뿐만 아니라 대체인력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주 64시간, 69시간 근무가 상시적인 경우는 아니므로 ’가상 근무표'를 제작하는 등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홍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번 제도 개편의 목표는 실근로시간을 단축하고 공정한 보상 관행을 확립하는 것”며 “포괄임금 등 불법·부당한 관행을 뿌리 뽑고, 투명하고 과학적인 근로시간 기록·관리 문화를 정착하는 데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