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조직개편을 통해 위탁생산(CMO) 대상 의약품을 생산 시설에 최적화하는 연구개발(R&D) 인력을 대폭 늘렸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치료제·백신의 공급 시기를 대폭 단축했던 ‘스피드 투 마켓’을 위해 핵심 조직인 R&D 부분을 대폭 강화했다. 글로벌 CMO 시장에서 물리적 생산 능력 뿐만 아니라 전문 인력과 실무 노하우를 접목시켜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4분기 R&D 인력 구분에 과거 기술지원센터를 대체한 'MSAT 담당'을 신설해 1년 만에 해당 인력이 50% 급증했다. 2021년 말 242명이던 해당 인력은 2022년 3분기 260명, 지난해 말 363명으로 1년 만에 50%, 분기만에 29.6%가 급증했다. MSAT 담당 인원은 전체 R&D 인력의 59.7%, 전체 직원(4532명)의 8%에 달하는 규모다.
MSAT(Manufacturing Science And Technology)는 ‘공정기술’의 약자로 바이오의약품 CMO 계약 단계에서부터 고객사의 제품 기술을 이전받아 그 특징에 맞게 가장 최적화된 공정을 개발하고 품질까지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계약-생산-공급으로 이어지는 CMO 프로세스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규모뿐만 아니라 축적된 노하우를 갖춰야만 고객사가 믿고 생산을 맡길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중화항체치료제 CMO에 대해 통상 6개월 걸리는 절차를 3개월로 단축한 성과를 대표 사례로 수주전에서 스피드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MSAT 인력 확대는 4공장 부분 가동 등 생산능력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수주 역량을 강화한 것이란 해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2020년 392배치에서 2021년 455배치, 작년에는 515배치로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한 관계자는 “조직 개편에 따른 MSAT 직무 합병으로 인력의 집중화, 업무 효율화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글로벌 영업을 총괄했던 제임스 박 부사장의 퇴임과 맞물려 이상윤 상무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상무가 MSAT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 상무는 셀트리온에서 글로벌운영본부장으로 재직하다가 작년 1월 삼성바이오로직스로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상무는 셀트리온에서 직접판매 체계 마련을 주도하며 영업 네트워크에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이라며 “글로벌 빅파마와 접점에서 영업부터 계약, 공정개발, 제조까지 효율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