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CS 충격파 예금이탈 우려…은행주 줄줄이 미끄럼

하나·신한·JB금융지주 약세

은행지수도 2% 내려 올 최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전망도






국내 은행주들이 실리콘밸리은행(SVB)·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의 유탄을 정통으로 맞았다. 특히 CS가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 원)을 차입하기로 하면서 장 초반 2340선까지 추락한 코스피의 경우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지만 은행주는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증권가는 미국과 스위스에서 대규모 예금 이동 현상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은행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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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전날보다 12.58포인트(2.07%) 내린 593.94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월 2일(592.44) 이후 최저치다. KRX은행지수는 4대 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323410)·기업은행(024110) 등 9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이날 하나금융지주(086790)가 3.21% 하락하며 은행주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JB금융지주(175330)(-2.85%), 신한지주(055550)(-2.82%), KB금융(105560)(-1.94%) 역시 약세였다.

은행주가 약세를 보인 것은 미국 SVB 파산에 CS 사태까지 겹친 것이 이유다. 예금 이탈 우려가 시장을 뒤덮으며 은행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SVB와 CS 사태의 성격은 다르다. 하지만 결국 보다 안전한 대형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공통점이다. 미국에서는 SVB 파산 이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예금이 150억 달러(약 20조 원) 늘었다.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CS의 예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중심의 고강도 긴축 영향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한 상황에서 예금이 이탈하면 은행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손실을 감수하고 보유 채권을 매각해야 한다. 막대한 예금이 인출되기 시작하면 은행은 손실을 보게 된다. 고강도 긴축의 부작용이 은행 시스템을 위협하는 이유다. 국내 은행들에 이런 현상이 즉각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은행주 자체에 대한 평가가 나빠지는 점이 악재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대규모의 예금을 보유한 법인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예금을 옮기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예금을 옮겨야 한다는 집단 불안 심리가 형성되면서 대규모 예금 이탈 현상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문제가 없는 은행들까지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다수의 유럽계 은행의 미실현 손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당분간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은행은 당국의 정책이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 큰 위기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중앙은행 등 당국이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어 현재의 변동성 장세는 감내해볼 만한 구간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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