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尹 '스피드 행정' 주문에…용인 반도체산단 '특별물량' 추진

산업·국토부 사전 협의로 속도전

수도권 공장 총량 규제 제외될 듯

2019년 SK 33일만에 처리 선례

정부가 15일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연합뉴스정부가 15일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연합뉴스




삼성이 300조 원을 투자해 경기 남부 지역에 조성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710만 ㎡·215만 평) 전역이 수도권 공장 총량제 적용을 받지 않는 ‘특별 물량’으로 배정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단계부터 일찌감치 사전 협의를 진행해온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곧 정식 공문을 주고받은 뒤 수도권 내 공장 신설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미리 걷어낼 방침이다.



16일 관련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이르면 금명간 경기 용인 지역에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는 국토부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산업단지 공급 물량 추가 공급(특별 물량)을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충분한 사전 검토와 협의를 진행해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속전속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15곳의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확정하면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경기 용인은 1994년부터 적용되는 수도권 공장 총량 규제가 첫 난관으로 꼽혀왔다. 국토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3년 단위로 시도별 공장 건축 허용 면적을 총량으로 정하고 시도는 총량 범위 안에서 시군에 1년 단위로 배정한다. 산업집적법상 전체 바닥 면적이 500㎡ 이상인 공장 건축물이 그 대상이다. 국토부가 2021~2023년 경기도에 배정한 총량은 280만 3000㎡(일반 물량 275만 4000㎡·평택 특별 물량 4만 9000㎡)이며 경기도는 올 초 공장 건축 총허용량 84만 ㎡를 16개 시군에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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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용인시는 3만 6730㎡를 할당받았고 경기도가 16만 9480㎡를 예비량으로 남겨뒀지만 여의도 면적(290만㎡)의 2.4배에 달하는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면적을 고려하면 턱없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 대만 TSMC 등과의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던진 승부수가 해묵은 수도권 총량 규제에 발목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이에 삼성은 시도를 통해 산업부에 구조 신호를 보냈다. 국토부가 고시한 수도권정비계획에는 ‘국가적 필요에 의해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요청해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토부 장관은 공급 지역 공급 물량 외 추가 공급한다’고 돼 있다. 실제 정부는 2019년에도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경기 용인에 특별 물량을 배정하는 식으로 수도권 공장 총량 규제를 풀어준 바 있다. 당시 산업부는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으로서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이 매우 크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불가피성을 인정한 수도권정비위는 이례적으로 단시간에 승인을 내줬다. 산업부 요청일로부터 불과 33일 만이었다.

삼성의 경기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특별 물량 배정은 이보다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투자 규모는 물론 간접 생산 유발 효과(약 400조 원), 고용 유발 효과(약 160만 명) 등에서도 이전 사례와 비교해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4년 전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한 경험이 있는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 관장하에 유관 부처들이 사전 정지 작업을 사실상 마친 점도 한몫한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는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한 세부 과제 이행도 서두르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주영준 산업정책실장이 주재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무역협회·반도체산업협회·팹리스산업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 수출·투자 전략회의’를 열고 인공지능(AI)·전력·센서 등 유망 분야의 스타팹리스 20곳을 선정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집중 육성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세종=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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