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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분쟁 격화하나…LG, 16개월만에 9만원 뚫어

오너 일가 소송에 변수 많아

이틀째 올라 9만900원으로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 제공=LGLG 트윈타워 전경. 사진 제공=LG




LG(003550) 주가가 1년 4개월 만에 9만 원대로 올라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에 대해 어머니와 여동생들이 제기한 분쟁이 LG의 예단과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소송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과정에서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등판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는 전날보다 2300원(2.6%) 오른 9만 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9만 원을 넘은 것은 2021년 11월 15일(9만 300원) 이후 487일 만이다. LG 주가는 지난해 5월 7만 원이 깨지기도 했으며 올 들어서는 7만~8만 원대를 오갔다.

하지만 구광모 회장 일가의 상속을 둘러싼 분쟁 소식이 전해진 10일 6.58% 급등했다. LG 측이 “가족 간 협의를 통해 법적으로 상속이 완료된 지 4년이 넘어 제척기간(3년)이 지났다”고 진화하며 약세로 돌아섰던 주가는 15·16일 이틀 연속 오르며 9만 원 벽도 뚫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구광모 회장을 향한 세 모녀의 소송 판도에 변수가 많다는 주장을 투자자들도 일리가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제척기간(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기간)”이라며 “원고 측이 소송을 제기한 것은 확실한 흠결 요건을 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상속 전문 변호사는 “재판 결과를 예단할 수 없으나 알려진 사실로 보면 유언장이 없었고 구두든 서류든 유언 자체보다 상호 간의 합의가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며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하면 다툴 부분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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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세 모녀가 소송에서 이길 경우 구광모 회장이 받은 상속재산을 법정 비율인 1.5(김영식 씨) 대 1(구광모 회장) 대 1(구연경 대표) 대 1(구연수 씨)로 나눠야 한다. 이러면 구광모 회장의 지분율은 15.95%에서 9.7%, 세 모녀의 지분은 14.04%가 된다. 사실상 최대주주가 바뀌는 셈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구본준 회장이 소송 결과에 따라 LG 경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소송을 주도하는 쪽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부부로 알려져 있다. 구 대표의 남편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블루런벤처스의 윤관 대표다. 구 대표 부부가 소송에서 승리하더라도 LG를 경영하기는 만만찮아 구본준 회장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본준 회장은 지금도 LG 지분 2.04%를 보유 중이다. 구본준 회장이 세 모녀의 손을 들어준다면 지분율은 물론 경영에서도 무난하게 회사를 이끌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집안의 큰 어른인 데다 경영 역량을 보유해 LG의 장자 승계 원칙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2021년 LG그룹에서 LX그룹으로 계열 분리하는 과정에서 이미 관련 합의가 이뤄졌고 집안의 큰 어른으로 가풍을 깬다는 비판 등은 부담으로 거론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승소 가능성이 있다 보니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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