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미국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로 긴축 기조 완화 전망이 고개를 들자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발생한 10일 이후 6거래일 동안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ETF와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ETF는 각각 6.31%, 5.69%씩 상승했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ETF(9.09%)와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ETF (9.01%)도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ARIRANG 단기채권액티브 ETF(0.51%), KBSTAR 단기국공채액티브 ETF(0.37%) 등 단기채 ETF의 수익률은 0%대에 머물렀다.
이는 SVB 파산 사태에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인 장기 국채를 선호하는 시장 심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퍼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 금리가 하락할 경우 단기채권보다는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이 긴 장기채권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다. 다만 장기채 ETF가 금리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이 더 크다는 점은 투자 유의 사항으로 꼽혔다.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 사태로 긴축의 여파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부담을 주게 됐다”며 “앞으로 몇 번의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최종 금리의 수준은 기존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아 단기채보다는 장기채 투자를 고려할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