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모디 만난 기시다, 中 견제할 새 印太 전략 꺼낸다

■ 日총리 인도 방문

신흥국 ODA, 군사·안보로 확대

인도엔 우크라 전쟁 협력도 호소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일본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일본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른바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제3세계)’의 대표 격인 인도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 계획안을 공개한다.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으로 향후 태평양 지역 신흥국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늘린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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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20일 기시다 총리가 전날 전용기를 타고 인도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한 후 인도 싱크탱크 회의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전략을 공개한다. 기시다 총리는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이 자리에서 역사적 전환기 FOIP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밝힐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언론은 일본이 방위 장비와 훈련 제공 등으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각국의 해상 경계와 감시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개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확충해 항구 등 인프라 투자의 질을 높이는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재 육성 및 글로벌사우스와의 연계 강화 방안도 제시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이 기존 ODA를 비군사적 분야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신흥국의 안보 수요를 잡아 경제·안보 양면에서 관계를 깊게 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 계획을 실현하려면 인도의 지지가 중요하다. 양측 모두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안보협력체 ‘쿼드(Quad)’의 일원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인도에서 FOIP 전략을 공개하는 것은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주체로서 인도를 중시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그는 앞서 히로시마에서 열린 회의에서 “국제 질서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때 인도를 빠뜨릴 수 없다”며 인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모디 총리를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에 초대했고, 모디 총리가 이를 수락했다. 인도 매체는 두 정상이 에너지, 식량 안보, 국방, 기술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G7·G20이 개발금융, 식량안보, 기후변화, 에너지 등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인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서방·러시아 중 어느 편도 들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는 등의 행보를 보인 것과 관련해 모디 총리에게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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