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채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스리랑카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 받아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IMF는 20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이사회가 스리랑카에게 4년간 30억 달러(약 3조 920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약 3억 3300만 달러는 즉각 지급될 예정이다. IMF는 “다른 파트너들의 재정 지원에도 박차를 가해 스리랑카가 70년 만의 최악의 금융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IMF는 스리랑카가 재정 건전화를 위한 개혁에 하루빨리 나설 것을 촉구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스리랑카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혁에 대한 강력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IMF 확대금융제도(EFF)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적시에 신속하게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며 수익에 기반한 재정 건전화를 위해 스리랑카 정부가 다양한 개혁을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재정 조정이 성공하려면 조세 행정, 공공 재정 및 지출 관리, 에너지 가격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의 구제금융으로 회생의 기회를 잡은 스리랑카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스리랑카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IMF 프로그램은 스리랑카가 국제 자본시장에서 입지를 개선하고, 투자자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IMF의 구제금융을 비롯해 국제 금융기관으로부터 최대 7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스리랑카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극심한 경제난으로 외채를 상환하지 못해 지난해 5월 디폴트를 선언했다. 같은 해 9월 IMF와 구제금융 지원안에 대한 실무진급 합의를 한 뒤 마지막 장애물이었던 중국과의 채무 재조정을 마무리하면서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