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종교단체 '아가동산'이 방송사 넷플릭스 서비시스코리아를 상대로 가처분을 취하했다. 다만 제작사인 MBC와 담당 프로듀서를 상대로 한 가처분은 유지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아가동산과 교주 김기순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박범석)에 이 같은 취지의 가처분 신청 일부 취하서를 제출했다.
당초 아가동산이 낸 소송의 상대방은 △넷플릭스 △MBC △조성현 PD였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상대로 한 가처분은 취하하고, MBC와 조 PD를 상대로 한 가처분은 유지하겠다는 내용이 취하서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 서비시스코리아는 한국에서 구독 계약만 담당할 뿐 '나는 신이다'의 방영권은 넷플릭스 미국 본사에 있어 가처분 신청이 의미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가동산 측이 넷플릭스 측에 소송을 제기한다면 국제사법재판소의 판단을 거쳐야 해 소송이 복잡해진다.
설령 가처분이 인용돼도 '나는 신이다' 방영을 금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MBC가 넷플릭스에 저작권을 이미 넘겼고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도 넷플릭스에 강제할 수단이 없어서다.
아가동산이 MBC와 조성현 PD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심문은 24일 진행된다. 아가동산 측은 "프로그램 5~6회는 아가동산 및 김기순에 대한 허위내용을 담고 있다"며 "방송을 이어갈 경우 매일 1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가동산은 지난 2001년에도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당시 서울지법 남부지방법원은 이를 인용한 탓에 SBS는 방영 예정이었던 '그것이 알고 싶다-아가동산 그 후 5년'을 특집 다큐멘터리로 긴급 대체 편성했다.
앞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측은 총재 정명석(78)씨의 성범죄 혐의 등을 다룬 '나는 신이다'의 방영을 멈춰달라는 가처분도 제기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2일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