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中 칭화유니 전 회장 곧 기소… '반도체 굴기' 실패 정부 실망 반영?

자오웨이궈 전 칭화유니 회장

기율·감찰위 조사 후 검찰 이송

1000억달러 이상 집중 투자한

정부 '반도체 굴기' 실패 반영 관측





한때 중국 ‘반도체 굴기’ 대표 기업이었던 칭화유니의 창업자 자오웨이궈(사진) 전 회장이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 조사 끝에 검찰에 넘겨져 조만간 기소된다. 일각에서는 그의 기소가 중국 반도체 산업이 지원한 만큼 성장하지 못한데 따른 중국 정부의 실망감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20일(현지시간) 기율·감찰위가 성명을 내 자오 전 회장의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작년 7월 자택에서 기율·감찰위로 연행된 이래 조사를 받아 왔다. 이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자오 전 회장은 작년 7월 칭화유니 그룹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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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율·감찰위는 자오 전 회장의 부패·배임 혐의를 거론하며 칭화유니가 자오 전 회장의 친구와 친척이 경영하는 기업에서 용품 등을 비싸게 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오 전 회장을 “욕심쟁이”라며 “국유기업을 사적인 영토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의 기소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흘러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반영한다”며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수년간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자했지만 실패하거나 중단되면서 반부패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서방 국가 의존을 끊기 위해 이른바 ‘반도체 굴기’라는 이름 하에 수년 간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인다는 목표 하에 2014년에 60조원대 국가 펀드를 출범시켜 선진국 따라잡기를 시도해왔다.

칭화유니는 이러한 지원 하에 성장한 대표적 기업으로, ‘중국의 반도체 항공모함’으로도 불렸다. 자오 전 회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 출신으로 2009년 칭화대가 운영하는 학교 기업인 칭화유니에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됐다. 칭화유니는 스마트폰용 SoC(시스템온칩), 메모리 반도체,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무리하게 인수합병(M&A)을 벌인 끝에 유동성 위기에 빠져 2020년 11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자오 전 회장이 파산 절차 과정에서 중국 당국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게 문제가 됐다는 관측도 있다. 그는 2021년 12월 지나친 헐값 매각에 반대한다는 공개 성명을 낸 바 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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