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을 두고 ‘굴욕외교’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이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 “다 해결된 일이다. 한국이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며 일본은 더 이상 사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20일 일본 외국특파원협회(FCCJ)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마쓰가와 루이 일본 참의원 의원은 지난 16일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당일 외국특파원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자민당 외교부회장 대리로 일본의 외교 정책에도 깊이 관여하는 마쓰가와 의원은 "일본이 한국에 다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미 과거사와 관련한 일본의 최종 입장을 밝힌 바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이 사죄와 배상을 하지 않았지만 한·일 양국의 정상회담이 성사된 만큼 '(강제동원은) 해결이 끝난 문제'라는 일본 정부의 인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외국 특파원들에게 강조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됐다.
이어 마쓰가와 의원은 "기시다 총리가 1965년의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과거사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일본의 입장에 대해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타협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못 박았다.
일본 현지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합의나 독도 문제 등 양국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일본의 입장대로 해결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위안부 합의 이행과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에서 위안부 합의 문제나 독도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는 상반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한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일본 여당 내부에서는 강제동원 문제가 이미 다 해결된 일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