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21일 전남 여수기지에 200만 배럴에 달하는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의 원유를 입고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 1월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때 석유공사와 ADNOC 간 체결한 ‘한·UAE 국제공동비축사업’ 협약에 따른 후속 조치로 당시 약속한 400만 배럴 중 절반이 65일 만에 한국 땅을 밟는 것이다.
석유공사는 앞서 ADNOC 원유 400만 배럴을 유치하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석유공사가 3년간 자국 내 비축 공간이 부족한 ADNOC 원유를 보관해주고 ADNOC는 석유공사에 임차료 1440만 달러를 지급하는 게 골자다. 특히 국내 원유 수급 위기 때는 석유공사가 비축물량 전량을 먼저 사들일 수 있는 우선매수권도 포함돼 있다.
이로써 지난달 말 기준 전국에 9개 비축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석유공사는 임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 위기 대응 역량도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해 9월 말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주요국 정부의 비축 일수는 한국(111일)이 프랑스(79일)에 비해 길지만 일본(129일), 독일(116일)보다는 짧다.
ADNOC로부터 나머지 200만 배럴까지 더 들여올 경우 비축 일수가 약 4.6일 정도 늘어나 수급 불안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제공동비축사업을 통한 UAE의 원유 도입과 관련해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한국과 UAE 양국 간 에너지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