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21일(현지시간) 대화형 인공지능(AI) '바드(Bard)'를 영·미 지역에서 출시했다. 신드롬 수준의 화제를 몬 오픈AI ‘챗GPT’의 대항마 격으로, 오픈AI를 등에 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본격적 경쟁의 막이 올랐다.
구글은 이날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영국, 미국의 구글 이용자들이 바드의 사용을 위한 대기자 명단에 등록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6일 바드의 출시를 예고한 지 약 한 달여만이다. 씨씨 샤오 구글 바드 담당 부사장은 블룸버그통신에 “바드는 사람들이 생산성을 높이고 아이디어에 가속을 붙이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을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바드는 이 지역 이용자들 중 제한된 이들만 구글 계정에 로그인한 후 이용해 볼 수 있다. 구글 검색엔진에 바드를 직접 탑재하지 않고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는 신중한 접근방식이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메모를 보내 “더 많은 사람들이 바드를 이용하고 테스트하기 시작하면 그 능력은 우리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구체적 시기 등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더 많은 국가와 언어로 이용할 수 있게 확장하겠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이 AI 열풍을 주도한 챗GPT와 유사한 기술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챗GPT 등 AI 기반의 챗봇이 구글의 핵심 사업모델인 검색엔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대응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샤오 부사장은 바드에 대해 “구글 검색을 보완하는 위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구글은 챗GPT가 출시돼 화제가 된 이후 작년 12월부터 이른바 ‘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AI를 회사의 핵심 우선순위에 놓았다.
바드를 시연해 본 로이터통신은 챗GPT가 단어별로 답을 입력하는 방식을 택한 것과 달리 바드는 순간적으로 텍스트 블록을 생성해서 답을 한다고 전했다. 세 가지 버전의 답변 혹은 답변의 초안을 보여주는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구글은 다만 대화가 길어지면 대화형 AI가 제어가 안 되는 답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대화 횟수를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컴퓨터 코딩에는 능숙하지 않으며, 구글 사업모델의 핵심인 광고에 바드를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글이 바드를 공개한 이날, MS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AI 기능을 검색 엔진 ‘빙(Bing)’, 웹브라우저 엣지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최신 AI 기반 버전의 빙과 엣지 미리보기를 이용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된다. 이 기능은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개발한 그림을 그리주는 AI인 ‘달리(DALL-E)’를 기반으로 한다. 챗GPT에 앞서 오픈AI가 내놓은 달리2는 'AI 화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주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