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근 점령지인 마리우폴을 방문한 모습이 그간의 얼굴과는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여러 명의 대역을 두고 있다는 ‘가짜 푸틴설’이 또 등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대역설은 그의 건강 이상설과 함께 꾸준히 제기돼 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스위크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과 세바스토폴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이 (진짜가 아닌) 대역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톤 게라슈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장관 보좌관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푸틴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각각 지난 2월 모스크바, 3월 세바스토폴·마리우폴을 방문했을 당시 푸틴 대통령의 모습이 담겼다.
안톤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의 턱 모양에 주목했다.
모스크바에서 찍힌 사진의 경우 턱이 앞으로 도드라져 있으나, 지난 18일 세바스토폴 사진에서는 무턱에 가까웠다. 반면 19일 찍힌 마리우폴 사진에서 푸틴 대통령의 턱은 비교적 각지고 뾰족한 모습을 보였다.
안톤 보좌관은 사진과 함께 "어느 쪽이 진짜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썼다.
크렘린궁에 소식통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反)푸틴 성향 텔레그램 채널 '제너럴SVR'도 이날 세바스토폴과 마리우폴을 방문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아니라 대역이었다고 주장했다.
제너럴SVR은 대역은 현장에서 별말을 하지 않은 채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뒤 금세 현장을 떠났다고 했다. 또 마리우폴에서 푸틴 대통령이 안전벨트도 하지 않은 채 야간 운전을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포착됐다며 대역 의혹을 지속해서 제기했다.
이어 제너럴SVR은 "거리를 통제하지 않고 경호 차량 행렬도 없는 상황에서 푸틴이 최전선 점령지에서 즉흥적으로 운전을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당시 진짜 푸틴 대통령은 수백㎞ 밖에서 안전하게 머무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대역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키릴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국방정보국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형편없는 전술을 쓰고 있는 것이 당혹스러울 정도"라며 "푸틴이 여전히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도 특별한 행사에 등장하는 푸틴의 대역을 포착한 적이 있다"며 "최소 3명의 대역이 존재하며 이들은 모두 푸틴과 비슷하게 보이려고 성형수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이 같은 의혹에 매번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도 '가짜 푸틴설'에 대해 알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웃어 버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