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은행들의 모든 예금을 일괄적으로 보장하는 ‘포괄적 보험(blanket insurance)’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앞서 은행들의 모든 예금에 대한 보장 가능성을 시사했던 그가 말을 바꾸면서 뉴욕 증시는 크게 출렁렸다.
옐런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과 관련해 어떤 것도 논의하거나 고려한 바가 없다"며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쳐은행의 무보험 예금을 전액 보장하고, 중소 은행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조처를 취한 바 있다.
옐런 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 21일 미국은행연합회(ABA) 콘퍼런스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취한 조치(SVB 등에 대한 무보험 예금 보장)는 특정 은행이나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었으며 더 넓은 미국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라며 “소규모 은행이 예금인출 사태를 겪어 이것이 전염될 우려가 있는 경우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미국 정부가 위기 은행의 모든 예금을 보장해줄 것이란 의미로 해석돼 당시 뉴욕 증시가 크게 반등했다.
하지만 옐런 장관은 이날 "은행 사태가 연쇄적인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으로 표상되는 시스템 위기로 간주할 때에야 FIDC가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포괄적 보험 적용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미 재무부는 다만 현재 의회 동의 없이 일시적으로 현행 25만달러인 보호대상 예금의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IDC)의 예금 보장 한도를 영구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의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일시적 한도 완화를 위해서는 재무부가 보유하고 있는 300억달러 규모의 외환안정기금으로 충당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