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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축덕축톡]유럽무대서 쑥쑥…'숨겨진 보석' 홍현석

발목 부상 탓에 국내무대 불발

獨·오스트리아·벨기에서 새 도전

명문 헨트서 8골9도움으로 주목

이강인과 아시안게임 호흡 기대

홍현석. 헨트 구단 홈페이지홍현석. 헨트 구단 홈페이지




홍현석. 헨트 구단 홈페이지홍현석. 헨트 구단 홈페이지


홍현석. 헨트 구단 트위터홍현석. 헨트 구단 트위터


“홍현석은 월드컵 국가대표에 선발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가 왜 월드컵에 갈 기회가 없는지 모르겠어요.”

홍현석(24)이 활약 중인 벨기에 프로축구 KAA 헨트의 헤인 판하저브루크(벨기에) 감독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한 달여 앞둔 지난해 10월 벨기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난해 여름 LASK 린츠(오스트리아)에서 헨트로 이적한 홍현석은 불과 두 달 만에 소속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축구에 큰 관심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지만 홍현석은 어릴 때부터 특급 유망주로 불렸다. 요즘 축구 팬들 사이에 ‘핫한’ 선수 중 하나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2년 차범근 축구상 대상을 받은 홍현석은 프로축구 K리그 울산현대의 유소년팀인 현대중과 현대고로 진학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스타로서 꿈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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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교 3학년 여름에 당한 발목 부상이 그의 인생을 180도 뒤집어 놓았다. 졸업 때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그해 겨울 프로는 물론 대학에서도 불러주는 팀이 없어 축구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홍현석은 좌절하지 않았다. 유럽 무대로 눈을 돌린 그는 2018년 독일 3부 리그 팀인 운터하잉으로 임대 이적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듬해 오스트리아 1부 LASK 린츠의 위성 구단인 2부 FC주니어스로 재임대된 후 두 시즌 동안 54경기(2골 9도움)를 뛰며 소리 없이 유럽 무대에 적응을 마쳤다. 홍현석은 “언어적인 부분이나 유럽의 소도시에서 생활하는 것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정신적으로 더 강해질 수 있는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홍현석은 꿋꿋이 외로운 시간을 버텨냈다. 주니어스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2021~2022 시즌을 앞두고 린츠로 승격한 그는 유럽 생활 3년 만에 처음으로 1부 리그 무대를 밟았다. 린츠에서도 첫 시즌 만에 주전을 꿰찼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무대를 밟으면서 서서히 한국 팬들에게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 벨기에 명문 헨트로 이적하며 또 한 단계 도약에 성공한 홍현석은 올 시즌 공식전 42경기 8골 9도움(리그 27경기 5골 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축구 1부 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이번 시즌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다. 잉글랜드 토트넘의 손흥민(10골 4도움), 독일 마인츠의 이재성(7골 3도움)보다도 많다. 홍현석은 이달 16일 바샥셰히르(튀르키예)와의 콘퍼런스 16강 2차전 원정에서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는 활약 속에 4 대 1 대승을 이끌었다. 헨트는 8강에서 웨스트햄(잉글랜드)을 만난다.

홍현석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핵심 선수로 평가된다. 대회 출전 선수 연령 제한이 24세 이하(U-24)로 조정되면서 아시안게임 출전이 가능해진 그는 카타르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황선홍호에 합류해 있다. 본선 무대에서는 이강인(마요르카)과의 중원 조합이 기대되는데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문제를 해결한다면 몸값도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 선수들의 시장 가치를 분석하는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홍현석의 현재 가치는 400만 유로(약 56억 원)다. “언젠가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는 게 꿈이다. 소속팀 감독님의 말씀은 감사했지만 저는 아직이라고 생각했다”는 홍현석은 “롤모델은 박지성 선배다. 현역 중에서는 올림피아코스의 황인범 선배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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