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요금제 25종을 추가 출시한다. 기존 24GB(기가바이트)와 110GB 사이의 네 가지 요금제를 통해 요금·데이터 구간을 보다 촘촘히 하고, 저렴한 청년·시니어 전용 요금제로 경제적 취약 계층의 선택지를 늘렸다. 가장 수요가 많은 50GB 내외 요금제 다양화로 소비자 선택권이 늘면서 통신비 부담이 실질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묻지마’ 무제한 요금제 사용자가 많은 상황에서 최적 요금제 가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신고한 신규 5G 요금제 25종을 수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20종이던 SK텔레콤 5G 요금제는 총 45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고물가로 시름하는 국민 통신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6월까지 차질없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SKT(030200) 5G 요금제 25종 늘려 총 45종=신설 5G 중간요금제는 24GB(월 5만9000원)와 110GB(6만9000원) 사이의 4종이다. 지난해 선보인 24GB 중간요금제와 기존 110GB 간 간격이 넓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6만2000원(37GB), 6만4000원(54GB), 6만6000원(74GB), 6만8000원(99GB)로, 구간별로 1000~3000원 차이가 난다. 또 요금제에 미리 가입하지 않아도 데이터가 부족하면 추가금을 지불하고 충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규 요금제는 5월 1일 출시한다.
5G 시니어 요금제는 가입 연령을 만 65세 이상, 만 70세 이상, 만 80세 이상으로 나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가격과 데이터량이 낮아진다. 월 4만9000원(8GB)인 기존 ‘베이직’ 요금제를 기준 삼아 만 65세 이상은 4만5000원(10GB), 만 70세 이상은 4만4000원(9GB), 만 80세 이상은 4만2000원(8GB)를 쓸 수 있다. 오는 30일부터 가입할 수 있다.
만 19~34세 청년 요금제도 대거 신설했다. 5G 일반요금제·온라인 요금제와 가격은 동일하고 데이터 제공량은 20~50% 확대했다. 기본 8GB 대신 12GB를, 24GB를 쓰면 36GB를 제공해 한 단계 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문화생활 수요를 감안해 기존 멤버십에 영화 관람과 카페 이용 시 할인혜택을 추가 제공하는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했다. 이 요금제는 6월 1일 출시한다.
이동통신 업계 1위인 SK텔레콤이 신규 요금제를 내놓으며 KT·LG유플러스(032640) 등 경쟁사도 유사한 요금제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유보신고제’를 따라 요금제 신설·변경을 위해 과기정통부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타 기업은 신고만 하면 된다. 이 장관은 “KT와 LG유플러스도 조속한 시일 내에 중간요금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묻지마 무제한’ 가입자 40% 달해…최적요금제 안내 필요=정부는 요금제 다양화를 통한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규 중간요금제로 데이터 사용량이 24~37GB 였던 사용자는 월 7000원을 아낄 수 있고, 청년들은 자동적으로 한 단계 윗급의 요금제를 사용하게 되는 셈으로, 일괄 1000~3000원의 절감효과가 있다. 노인들은 선택약정 25% 할인과 기초연금수급자 대상 요금감면을 적용할 경우 65세 이상이면 최저 월 2만1650원에 10GB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장관은 “가족 구성과 연령대에 따라 다르지만 전반적인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질적 요금 인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된다. 여전히 실제 데이터 사용량보다 비싼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많은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 1인 월 평균 트래픽은 27.7GB에 불과했다. 전체 39.6%가 사용하는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는 50.4GB를 사용했다. 대략 한 달에 50GB를 사용하는데 110GB 보다도 더 비싼 무제한 요금을 내는 것이다. 아울러 무제한을 제외한 일반 요금제 사용자 평균 사용량이 월 12.9GB에 머무는 만큼 요금제 하단의 용량 증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저가 요금제인 8GB와 11GB는 가격 차이가 6000원에 달해 데이터 용량당 단가 차이가 크다. 이 장관은 “좀 더 정확한 사용량을 알리는 방안에 대해 통신사와 협의해 검토하겠다”며 “요금 절감법에 대한 안내와 홍보를 강화하고 바뀐 제도를 적극 안내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