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만 3000개의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지난해 5만 6000명의 신규 고용을 만들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벤처·스타트업 분야의 고용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2일 내놓은 ‘2022년 벤처·스타트업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스타트업 3만 3000개사는 총 74만 5800명을 고용했다. 전년(68만 9662명)보다 8.1%(5.6만명) 늘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고용 규모가 1455만 33명에서 1489만 8,502명으로 2.4%(34만 8469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벤처·스타트업의 신규 고용증가율이 3배 이상 높다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고용증가율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투자 받은 2000개 사의 고용 규모는 8만 653명으로 1년 전(6만 2152명) 대비 29.8%(1만 8501명) 증가했다. 전체 기업의 고용증가율과 비교하면 약 12배 수준에 이른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 상장기업) 15개사의 작년 고용은 9906명으로 22.9%(1,847명) 증가했다.
벤처·스타트업들은 청년, 여성층에서 고용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컸다. 지난해 청년 고용은 19만 7582명으로 3.6%(6800명) 늘어났고 여성 고용은 24만 3105명으로 10.0%(2만 2073명) 증가했다. 전체 청년 고용이 1.2% 줄고 여성의 고용증가율이 2.9%에 그친 것과는 대조된다.
업종별로는 콘텐츠 및 디지털 관련의 고용증가율이 높았다. 영상·공연·음반 업종의 15.4%(1764명)의 고용증가율로 집계돼 전체 1위에 올랐다. K-드라마, K-팝 등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게임(14.9%, 1820명) △ICT 서비스(12.3%, 1만 9177명) △유통·서비스(10.0%, 89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제조업 분야는 약 5%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기·기계·장비 5.8% △화학·소재 5.0% △ICT 제조 4.3% 등으로 집계돼 벤처·스타트업의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영 장관은 “고금리·고물가 등에 따른 경기둔화 국면에서도 벤처·스타트업의 고용 규모는 전체기업 대비 높은 실적을 기록했고 청년과 여성의 사회진출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투자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지만 벤처·스타트업이 성장 자금을 차질없이 공급받아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