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직장인 휴가 때 노부모 맡길 곳 생긴다…아파트 폐원 어린이집은 요양시설로

서울시, 고덕양로원·서울혁신파크에 '서울형' 실버타운 조성

오세훈, 덴마크 복합 노인복지시설 ‘스트랜드마크세흐’ 방문

출장, 휴가 시 단기간 피요양자 맡길 실버케어센터도 구축

폐원한 아파트 1층 어린이집엔 5~9인 요양시설 리모델링

노인요양시설 짓는 지자체에 국비확보액 275% 시비 보조

서울시가 추진 하는 골드빌리지 및 실버케어센터 조감도. 사진 제공=서울시서울시가 추진 하는 골드빌리지 및 실버케어센터 조감도. 사진 제공=서울시




앞으로 출장이나 휴가 때 노부모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서울에 들어선다. 영유아 감소로 문을 닫은 아파트 1층 어린이집은 소규모 요양시설로 탈바꿈하고 요양시설을 짓는 자치구에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현시시간) 덴마크 히비도브레에 있는 ‘스트랜드마크세흐’를 둘러본 뒤 이같은 노인복지정책 구상을 밝혔다. 스트랜드마크세흐는 요양시설, 데이케어센터(주간 돌봄), 은퇴자 주택, 치매 노인 요양시설 등으로 구성된 복합 노인복지시설이다. 피요양자, 은퇴자, 노부부 등 입장이 다른 고령자들이 어울려 산다. 서울시는 이곳을 참고해 오 시장이 지난해 7월 싱가포르 방문 때 공개한 세대공존형 실버타운 조성 계획 등을 구체화했다.

오세훈(오른쪽 첫 번째) 서울시장이 21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스트랜드마크세흐를 방문해 입주민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오세훈(오른쪽 첫 번째) 서울시장이 21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스트랜드마크세흐를 방문해 입주민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



우선 고덕양로원(강동구 고덕동)과 서울혁신파크(은평구 녹번동) 부지에 서울형 골드빌리지(주거시설)를 시범적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두 곳은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면서 미활용 공공부지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는 기존 공공 주거시설이 저소득 노인을 위한 임대주택 위주로 운영된다는 점과 민간 실버타운은 소수의 고소득 노인만 입주한다는 점을 고려해 중산층(중위소득 150%) 이하 노인 주거복지시설을 구상했다. 정형화된 형태에서 벗어나 리조트처럼 건물을 지어 휴양지 느낌을 주도록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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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빌리지 인근에는 ‘실버케어센터’(요양시설)가 들어선다. 이곳에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장애를 가진 노부모를 모신 자녀가 출장, 경조사, 휴가시 피부양자를 맡길 수 있는 ‘단기안심돌봄방’이 새롭게 운영된다. 또 입소자 방문 가족을 위한 게스트룸, 부부를 위한 가족형 요양주택(배우자 노인요양시설 입소 시 주거공간 제공)을 도입한다. 센터 입소자뿐만 아니라 가족, 지역 주민까지 이용하는 세대 공존형 시설이 되도록 키즈카페, 청소년동아리방, 스터디카페, 파크골프연습장 등 문화·체육시설까지 조성한다.

'안심돌봄가정' 표준안 디자인 예시. 자료 제공=서울시'안심돌봄가정' 표준안 디자인 예시. 자료 제공=서울시


어린이집이 폐원한 아파트 1층에는 처음으로 ‘안심돌봄가정’을 조성하기로 했다. 안심돌봄가정은 5~9인이 사용하는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으로 야외텃밭을 쓸 수 있고 자녀 주거지와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시는 조만간 시설 구조를 규정한 ‘안심돌봄가정 표준안’을 마련하고, 정책에 참여하는 구립·비영리 법인에 1개소 당 최대 2억9300만원을 지원한다.

표준안에는 1인당 시설면적 25.1㎡, 방문 가족과 함께 숙박하는 게스트룸 마련 등을 유도하는 내용이 담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로 가정 어린이집 폐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심돌봄가정으로 전환하면 법인과 구립시설에 사전 컨설팅과 리모델링 등을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또 노인요양시설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설을 건립하는 자치구에 시 예산을 대폭 지원하기로 했다. 노인요양시설은 입소 자격에 지역 제한이 없어 전국민이 이용할 수 있지만 건립비 대부분을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지방보조금 관리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해 노인요양시설 건립시 지급하는 시비 보조율을 국비확보액의 50%에서 275%로 대폭 높였다. 대규모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기부채납) 시 노인요양시설을 우선 선정해 시민들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부모를 돌볼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한다.


코펜하겐=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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