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과 관련해 헝가리가 푸틴 대통령을 체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ICC 가입국들은 영장 대상자를 체포할 의무가 있지만, 이 의무가 헝가리 법에 규정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게르게이 굴리아스 헝가리 총리실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헝가리에 입국할 경우 체포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헝가리의 법을 참조해야 하며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을 체포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ICC의 '로마 규정'은 헝가리에 공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ICC가 발부한 체포영장에 대해서도 "헝가리가 별도의 입장을 형성한 것은 없다"고 거리를 뒀다.
앞서 17일 IC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들을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사건의 책임이 푸틴 대통령에게 있다고 볼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다. ICC 조약인 로마 규정상 123개 ICC 가입국은 피의자 체포 및 이송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헝가리는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다른 입장을 밝힌 것이다.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헝가리는 앞서 유럽연합(EU)이 ICC의 체포영장 발부를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려 했을 때도 제동을 걸었다. 헝가리의 불참으로 공동성명 발표가 무산되자 헝가리를 제외한 EU 법무장관 26명은 ICC의 결정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