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토트넘)의 멀티 골 활약에도 클린스만호의 첫 승은 불발됐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신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콜롬비아(한국은 25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2 대 2로 비겼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날이었다. 지난달 말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은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시작으로 짧게는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과 멀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4강을 향해 뛴다. 선임 당시 지도력과 관련해 여러 가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달 9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일부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답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한국에 온 뒤 선수 파악 등에 시간이 부족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첫 소집 명단을 카타르 월드컵 16강 멤버 위주로 꾸렸다. 손흥민과 김민재(나폴리) 등 해외파가 변함없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월드컵에 나섰던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윤종규(서울), 홍철(대구)은 부상으로 제외됐다. 대신 월드컵 예비 멤버로 카타르에 동행했던 공격수 오현규(셀틱)와 측면 수비수 이기제(수원)가 합류해 총 25명의 선수단이 구성됐다.
클린스만 감독이 데뷔전에 들고나온 전술은 4-2-3-1이었다. 벤투호에 이어 클린스만호에서도 주장으로 임명되면서 4년 7개월째 완장을 차게 된 역대 최장수 주장 손흥민이 섀도 스트라이커에 나선 가운데 정우영(프라이부르크)-조규성(전북)-이재성(마인츠)이 공격을 이끌었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정우영(알사드)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김진수(전북)-김영권(울산)-김민재(나폴리)-김태환(울산)이 포백 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밥)가 지켰다.
교통체증으로 인해 콜롬비아 대표팀이 예정된 시간보다 경기장에 늦게 도착한 가운데 킥오프도 21분가량 지연됐다. 하지만 한국은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쳐나갔다. 마무리는 손흥민의 몫이었다. 전반 10분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빈 골문을 향해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클린스만호의 첫 득점이었다.
콜롬비아를 상대로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한 손흥민은 공격 진영을 종횡무진 누비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자신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정확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초반 수비 집중력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내리 2골을 실점했다. 후반 2분 하메스 로드리게스, 후반 4분에는 호르헤 카라스칼이 한국의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후반 15분 오현규와 이강인을 동시에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23분에는 나상호와 손준호를 넣어 공격의 변화를 가져갔다.
한국은 이후에도 콜롬비아의 골문을 끊임없이 두드렸으나 추가 골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2 대 2 무승부로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