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변 개발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전담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시절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10년간 중단됐던 적이 있는 만큼 수장이 바뀌어도 사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조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현지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 함부르크가 주식회사를 만들어서 20~30년 일관되게 (하펜시티) 수변 개발을 해왔다는 사실에 굉장히 큰 인사이트를 얻었다”며 "서울시에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담당할 기구를 어떤 형태로든 만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한강변 개발 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기에 앞서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영국 런던, 아일랜드 더블린, 독일 함부르크,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했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오 시장이 민선 4기 시절인 2007년 발표했던 ‘한강 르네상스’의 후속 버전으로 ‘한강 르네상스 2.0’으로도 불린다. 그는 18일 함부르크 수변 개발 사업인 ‘하펜시티 프로젝트’ 현장을 시찰하면서 지방정부가 땅만 제공하고 실질적인 사업은 주식회사인 하펜시티가 전담한다는 점에 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한강 르네상스가 철학을 달리하는 시장에 의해서 무화되다시피 하는 바람에 10년 동안 한강변 변화가 거의 없었다"며 “시장이 바뀌더라도 꾸준히 한강변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속가능한 기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생겼다"고 말했다.
조직 형태는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내 신설 본부이거나 별도 법인이 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SH에 본부를 만들어서 사업을 내실 있게 하도록 조직을 완비하거나 하펜시티 주식회사처럼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방법도 있다”며 “여러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독립 법인을 만들면 이익 나오는 사업의 흑자를 적자 사업에 투입할 수 있고 그러면 특혜 시비가 사라지고 민간 이익을 시민들에게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 ‘블록스허브’(BLOXHUB)를 방문한 뒤 창의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 신설도 검토하기로 했다. 블록스허브는 전시·업무·주거·상업 기능이 집적된 복합시설로 전 세계 스마트시티와 건축산업에 대한 최신 동향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그는 “서울산업진흥원이 있으니까 기존 조직에 창의산업본부 같은 걸 만들지, 별도 법인을 만들지 검토하겠다"며 “영국이 창의 산업으로 국내총생산(GDP)을 10% 끌어올린 것처럼 우리나라도 앞으로 서비스업으로 승부해야 하니까 투자를 아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