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지명직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전략기획위원장을 교체하는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 대표가 주요 당직자를 교체한 것은 지난해 8월 당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체포동의안 이탈표 사태 이후 계속되는 내홍을 수습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비명계에서 교체론이 제기됐던 사무총장 자리는 이번 인적 개편에 포함되지 않았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신임 정책위의장에 3선의 김민석 의원, 전략기획위원장에 재선의 한병도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임선숙 최고위원이 사임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는 비명계인 재선의 송갑석 의원을 지명했다.
대변인단도 개편됐다. 안호영 수석대변인과 김의겸·임오경 대변인이 물러나고 권칠승 의원(재선)과 강선우 의원(초선)이 각각 수석대변인과 대변인에 임명됐다. 이 밖에 정책위 수석부의장에는 김성주 의원(재선),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에는 박상혁 의원(초선)이 호명됐다.
이 대표는 이번 당직 개편을 진행하며 통합과 탕평·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주요 당직이 친명 일색이었다는 비판을 감안한 것이다. 이번 인선으로 이 대표 측근 그룹인 ‘7인회’ 소속의 김병욱·김남국·문진석 의원이 교체됐고 친명계로 분류되던 김성환 의원도 정책위의장에서 물러났다.
그중에서도 친문의 중용이 눈에 띈다. 한병도 의원과 권칠승 의원의 경우 각각 문재인 정부에서 정무수석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냈고 박상혁 의원도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송갑석 의원 또한 대표적인 친문이다. 친문계 색채는 상대적으로 옅지만 비명계로 평가받는 김민석·김성주 의원은 정세균 전 총리와 가까운 ‘SK계’로 분류된다.
총선 실무를 담당할 조정식 사무총장은 당직 개편 대상에서 빠졌다. 당의 살림을 관할하는 사무총장은 총선에서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는 실세 자리다. 공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사무총장 교체가 이뤄져야 친명계와 비명계 간 탕평 공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었다. 이 같은 지적에 박 대변인은 “(조 사무총장은) 평도 좋고 안정을 추구하면서 당내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며 유임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