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금액지수가 5개월 연속 악화되고 있다. 반면 광산품 수입이 늘면서 수입금액지수는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그런 가운데 교역조건은 23개월 연속으로 떨어지고 있어 실질소득 감소로 인한 소비·투자 위축 등이 우려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올해 2월 수출금액지수는 120.05로 전월 대비 6.9%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이다. 운송장비 등 수출 증가에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어려움을 겪은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출물량지수는 117.2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오르면서 5개월 만에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감소했으나 운송장비나 석탄 및 석유제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친환경차량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운송장비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5%나 급등했다.
수입금액지수는 154.11로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25.89로 전년 동월 대비 6.7% 올랐는데 이 역시 3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수입금액과 수입물량 모두 광산품과 화학제품이 주로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3.67로 전년 동월 대비 4.5% 하락했다. 2021년 4월부터 23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2017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28개월 연속 떨어진 이후 최장기간 하락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로 지난달 물건 하나를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건이 0.83개라는 의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가격 변동만 고려하는 단점을 보완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하락한 98.06을 기록했다. 수출물량지수(1.1%)가 상승했으나 순상품교역조건지수(-4.5%)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도 13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가격 약세로 수출 가격이 수입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