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발표된 정부의 저출산 극복 대책에 대한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0.78명이라는 역대 최악의 출산율을 받아들고도 파격적인 대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첫 회의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지만 부모급여 확대, 신혼부부 대상 공공주택 지원 등 이미 나온 정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묘수를 찾기가 어렵다는 뜻이지만 역으로 보면 정권 차원의 강한 의지를 담지 못했다는 의미다.
홍석철 저고위 상임위원은 이날 “이번 본회의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책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세부 계획 및 추가 과제는 작업을 거쳐 추후 차례로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7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총인구의 46.4%까지 불어나는 가파른 고령화에도 이번 회의에서는 저출산 대응 방향만 논의했다는 설명이다.
회의 안건으로 올라온 정책도 발표된 것들이 적지 않다. 만 0세 아동에게 지급하는 부모급여를 현재 70만 원에서 내년에 100만 원으로 높이는 방안은 올 1월 나왔다. 초등학교 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오후 7시에서 오후 8시로 연장하고 아이돌보미 수당을 인상해 아이 돌봄 서비스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인구 대책에 포함됐다. 대책 마련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정책이 마련되는 대로 즉각 발표하겠다”면서도 “해외 사례를 참고해도 획기적인 출산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인구정책 집행에 구심점이 없다’는 지적에 대한 해법도 보이지 않았다. 저고위가 집행권과 예산권이 없어 정책 추진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삼식 한양대 교수는 “상시적으로 필요한 인구정책을 도입하고 기존 인구정책의 한계를 개선해 정책을 유기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