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빅테크 기업들이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의 수익화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무료 버전으로 시작해 이용자를 많이 확보한 뒤 돈을 지불하는 이용자들에게는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무엇보다 막대한 돈이 소요되는 초거대 AI 운영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도 수익모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035720)의 AI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은 28일 자사의 이미지 생성 AI 모델 '칼로'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생성 앱 ‘비 디스커버(B^DISCOVER)’에 ‘AI 프로필’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사진 파일을 업로드만 하면 판타지·타임슬립·일상 등 다양한 콘셉트의 프로필 이미지 100개를 1분 내로 만들어낸다. ‘추가 생성’ 버튼을 누르면 40장을 더해 총 140개의 AI 프로필 이미지가 탄생한다.
카카오브레인 측은 해당 기능과 더불어 영어 프롬프트(명령어)만 지원하던 비 디스커버가 한국어 등 모든 언어도 인식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됐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내로 생성된 AI 프로필 이미지에 사용자의 목소리와 모션을 입혀 비디오로 만들어주는 ‘AI 모션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다양한 사용자 니즈를 파악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AI 프로필 생성 기능은 건당 6600원의 유료 서비스로 카카오브레인이 AI를 활용한 수익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처음 출시된 비 디스커버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이미지를 몇 초 만에 생성해내는 앱으로 주목받았다. 현재까지 무료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이번에 처음 유료 기능을 추가했다. 영어로 이뤄진 앱인 만큼 글로벌 서비스도 가능하다. AI 관련 연구 개발에 투자하느라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카카오브레인이 이번 서비스를 통해 수익화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AI 기술이 날로 진화하면서 서비스 수요가 늘자 기업들도 다양한 상품을 내놓거나 일부 기능을 유료화하면서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지난 1월 AI 카메라 ‘스노우’ 앱에서 ‘AI 아바타’ 기능을 선보였다. 이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올리면 다양한 아바타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것으로, 월 4500~9900원의 유료지만 출시 보름 만에 유료 이용자 70만 명을 모았다. 일본·중국에서도 관련 기능을 도입했다.
지난해 11월 AI 챗봇 ‘챗GPT’를 무료로 공개했던 오픈AI는 닷새 만에 10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유료 버전의 ‘챗GPT 플러스’를 내놓았다. 월 20달러(약 2만 5000원)에 이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몰리는 피크 타임에도 대기할 필요가 없다. 또 오픈AI는 이달 GPT-3.5 보다 향상된 새로운 AI 언어모델 ‘GPT-4’를 공개했는데 ‘챗GPT 플러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오픈AI는 보다 저렴한 요금제와 기업용 요금제를 비롯해 보다 다양한 기업간거래(B2B) 상품들도 계속해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픈AI는 AI를 오픈소스화하겠다는 철학으로 설립된 비영리단체였으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의 지원이 끊기고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영리업체로 전환했다”면서 “빅테크라도 초거대 AI를 개발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이익 창출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