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폭증한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단기간 진행됐던 긴축의 그림자가 서서히 글로벌 경제에 드리우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은행들이 휘청거리고 이제는 단일 은행이 아닌 금융 시스템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외환위기와 카드대란, 금융위기, 저축은행 사태 등을 차례로 겪으면서 축적한 우리 금융사들의 위기관리능력 덕분이다. 지난해 금리 급등, 레고랜드 사태,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겹쳐 위기감이 고개를 들었지만 이 역시 발빠르게 대처하면서 확산을 조기에 차단해 나갈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금융기관과 금융당국에 제시된 과제도 분명했다. 금융사를 향해서는 편중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금융당국에는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장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요구됐다. 우리 금융기관들이 이번 긴축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이런 시대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지난해 KB국민은행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었다. 코로나19와 함께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은행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늘어나는 금융소외계층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은행의 채널 혁신을 주도했으며 금융권의 화두인 디지털 전환에도 성과를 보였다. 또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원칙으로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닌 ‘생산적 금융’을 실천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립과 성장에 도움을 줬으며 사회적 책임에도 적극적이었다. 이런 이유로 서울경제신문과 금융당국·학계·금융계 전문가들은 이 행장을 2023 대한민국 베스트뱅커 대상의 ‘베스트뱅커’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올해로 40년째 신한은행에 몸담으면서 여성 뱅커의 ‘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있는 박현주 신한은행 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은 자산관리와 외환, 마케팅, 영업, 소비자보호까지 은행의 주요 업무를 두루 거쳐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령층, 장애인 등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 개선에 특히 힘썼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이상행동 탐지 현금자동인출기(ATM)를 도입하는 등 소비자보호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며 베스트 여성뱅커로 꼽혔다. 최고의 금융기관을 뽑는 베스트뱅크 부문에는 NH농협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서민들에 대한 금융지원과 농업과 농촌 소멸에 대응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와 지난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복합위기를 잇달아 겪으며 어려움을 겪어온 소상공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IBK기업은행 소상공인고객팀은 베스트 서민금융상을 받았다. 젊은 세대의 일자리 창출 및 학대피해 아동과 미혼모 등 사회불평등 해소를 위한 활동에 진심이었던 하나금융지주 그룹ESG부문은 베스트 사회공헌상에 선정됐다. 베스트 개인금융 부문은 글로벌 자산관리의 명가로 자리매김한 SC제일은행이, 베스트 기업금융 부문은 지난해 급격하게 위축된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한 공로로 KB국민은행 자산운용1부 투자채권운용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이끌어내며 현대카드를 ‘금융 테크 기업’으로 이끌고 있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베스트 여신금융인상을 수상했다. 친환경·상생·혁신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아낸 신한카드는 베스트 여신금융상을 받게 됐다. 아울러 새로운 대표 브랜드 ‘뉴(NU·New & Unique)’를 출범시켜 실적 개선을 이끈 우리카드는 베스트 여신금융상품 부문에 선정됐다.
저축은행업계 발전을 이끈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와 SBI저축은행이 각각 베스트 저축은행인과 저축은행 수상사로 결정됐다. 생활 속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기관인 남청주신협이 베스트 상호금융에, 장상국 구포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베스트 상호금융인에 선정됐다. 아울러 주택연금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베스트 금융공기업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