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후 첫 양국 경제계 간 교류 행사가 열렸다. 한일관계 정상화에 따라 양국 기업들의 무역 등 경제 교류가 대폭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일경제협회, 일한경제협회와 공동으로 ‘제23회 한일 신산업 무역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16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처음 개최되는 한일 경제인 간 행사다. ‘격동하는 비즈니스 환경, 새로운 미래 함께 창조’라는 주제로 양국 경제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정만기 무협 부회장,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이수철 GH홀딩스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아소 유타카 아소시멘트 회장 겸 일한경제협회 부회장, 우치다 토시아키 일한경제협회 전무이사 등이 나왔다.
정 부회장은 개회 인사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면서 양국 기업들은 무역과 경제적 이익을 누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교역이 활성화되면 신규 무역 파트너 물색에 소요됐던 무역 거래 비용도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부회장은 “1월 이후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약 57만 명이고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약 7만 명으로 양국 외국인 방문객 1위 국가를 차지햇다”며 “양국 간 건설적 논의가 이뤄져 격동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정 차관보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 분야에서 한·일 간 협력 강화, 자원무기화 공동 대응, 탄소중립 이행 협력, 제3국 공동 진출 등 한일 기업 간 협력 확대를 위해 우리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 세션에서 마에카와 나오유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사무소장은 “한일 양국은 인구 감소, 높은 대외 의존도,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라는 대외 환경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혁신과 신규 고용을 이끌 스타트업 생태계 공동 육성을 포함한 상호 교류를 확대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창우 국회 자유무역협정(FTA) 일자리센터장은 “다자 FTA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의 초국가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회의를 계기로 무협이 실시한 설문조사(한국 187개 사, 일본 3개 사 참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응답 기업 63.6%는 “한일 정상회담이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정상회담 후 양국 기업인 간 인적교류 증가(60.4%), 대일 수출 증가(58.3%), 일본 내 영업·판매활동 개선(55.6%) 등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의 55.1%는 한일 FTA 체결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일 경제협력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47.6%에 달했다.
무협은 지난해 국내 교역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21.9%)보다 훨씬 낮은 6%에 불과해 인접 국가로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경제적 이익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4년간 한일 간 연평균 교역 증가율은 0.1%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교역 증가율(10.6%) 대비 저조했다.
전체 무역업체에서 대일 수출입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0.8%에서 지난해 18.3%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