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서비스하는 알뜰폰 ‘리브엠(리브모바일)’이 다음달 규제 샌드박스 특례 만료를 앞두고 정식 서비스 승인에 도전한다. 리브엠이 정식 승인을 받으면 기존 토스모바일 외 타 금융기업들의 추가 진출이 이뤄질 수 있어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30일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위원회 소위원회는 리브엠 정식 서비스 승인 여부를 논의했다. 정식 승인 여부는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내달 중 결정된다. 업계는 금융위가 리브엠에 정식 허가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리브엠 가입자가 40만에 달해 사업 종료 시 소비자 피해가 크고,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추진 중인 만큼 정식 승인을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리브엠은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지정돼 출시된 서비스다. 매년 100억 원대 적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KB국민은행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4년 만에 알뜰폰 시장 3~4위권으로 성장했다.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자체로 수익을 얻기보다는 카드·금융상품 결합 판매와 통신 가입자 데이터 수집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정식 서비스 승인이 난다면 타 금융사들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해 출혈 경쟁이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는 꾸준히 “금융기관들이 거대 자본력을 이용해 가입자를 빼가는 불공정 행위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8일 통신 유통점 연합체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도 “금융계 알뜰폰의 도매대가 이하 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시장점유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도매대가 이상으로 리브엠의 가격을 제한하면 통신 3사 자회사 과점체제가 더욱 심화하고 소비자 혜택이 줄어든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리브엠 등 대기업 알뜰폰 진출에 긍정적인 동시에 중소사업자 생존을 위한 정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통신 3사 자회사 외 경쟁력 있는 알뜰폰 사업자가 등장해야 과점 체제를 뒤흔들 수 있지만 이 경우 중소 사업자 피해가 불가피하다. 나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리브엠 등 신규 사업자가 알뜰폰을 넘어서 ‘제4통신사’로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있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제4통신사 자리까지 탐내진 않겠지만 알뜰폰 사업에서는 적자 이상으로 얻어가는 게 많아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금융사의 알뜰폰 진출이 정식으로 가능해진다면 기존 알뜰폰 시장 판도가 뒤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