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일성 초상화 손가락질 임신부 처형"…北인권보고서 첫 일반 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통일부가 공개처형, 생체실험, 과도한 노역 등 세계 최악의 인권 사각지대인 북한의 현실이 담긴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30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는 450쪽 분량으로 2017∼2022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입소한 탈북민 3,412명을 면담해 작성했다. 보고서는 2017년부터 매년 작성했으나 탈북민 개인정보 노출 우려 등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일반에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북한 여성이 구금시설에서 낳은 아기를 중국 아이란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계호원(교도관)이 살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17년에는 집에서 춤추는 한 여성의 동영상이 시중에 유포됐는데, 당시 임신 6개월이었던 이 여성은 손가락으로 김일성의 초상화를 가리키는 동작이 문제가 돼 공개 처형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에서는 법적 근거가 없는 즉결처형 사례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교화소에서 도주하다 붙잡힌 수형자가 처형되는 것을 목격한 동료 재소자들의 증언들도 있었는데, 도주한 수감자의 목을 밧줄로 묶어 정문 꼭대기에 매달아 총을 3발 쏜 뒤 시체를 땅에 내려놓고 수형자들에게 돌을 던지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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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에는 남한 등 외부 문화와 접촉하는 주민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졌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2020년 양강도에서 한 남성이 중국에서 한국 영상물을 유입해 주민들에게 유포한 행위로 공개 총살됐고, 2018년에는 하이힐, 화장품 등 한국제품을 몰래 팔다 체포된 사람들이 역시 공개 총살됐다는 증언이 있었다.

2017년에는 당시 임신 6개월이었던 한 여성은 손가락으로 김일성의 초상화를 가리키는 동작이 문제가 돼 공개 처형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가부장적인 분위기의 북한 사회에서 여성은 가정, 학교, 군대, 구금시설 등에서 각종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금시설에서 소지품을 검사한다며 나체 검사를 하는가 하면 여성의 질 내부까지 직접 확인하고 남성 계호원에 의한 자궁 검사까지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아울러 생체실험이 당사자 동의 없이 실시되고 있다는 증언도 있었는데 생체실험은 주로 83호 병원 또는 83호 관리소로 불리는 곳에서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나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최근의 북한인권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기술했다"며 "상반된 증언이 있을 경우에는 양측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는 등 균형적·객관적으로 작성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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