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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겠다"…상폐 위기에 무릎 꿇은 셀리버리 대표

31일 서울 마포구 셀리버리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대웅 대표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독자제공31일 서울 마포구 셀리버리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대웅 대표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독자제공




"회사 정상화에 목숨을 걸겠습니다."



31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셀리버리(268600)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가 단상에 올라 무릎을 꿇고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회사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였다. 극단적인 표현까지 동원한 사과도 뿔난 주주들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경영진들은 이후 이어진 경영계획 발표 내내 주주들의 고성섞인 항의에 대응하느라 진땀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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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성장성 특례 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셀리버리는 지난 23일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의견 거절 통보를 받아 현재 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감사범위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 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셀리버리는 얼마전까지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며, 주가가 10만원까지 갔다. ‘특례 상장 1호’ 라는 간판을 믿고 5만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이 몰렸다. 하지만 회사의 존속이 위태롭다는 외부 감사인의 의견에 주가는 현재 6000원대까지 무려 90% 이상 폭락했다.

셀리버리의 존속이 불투명해진 것은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이 한몫했다. 대규모 적자로 유동성이 말라버린 상황에서 오는 10월 전환사채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되면 채권자들에게 돌려줄 돈이 없다는 것이다. 외부감사인은 오는 10월부터 도래하는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셀리버리가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펀드 환매중단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환사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의 원금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가운데 전환우선주를 편입한 펀드가 환매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셀리버리가 발행한 전환우선주(CPS) 가운데 50억 원어치를 편입한 현대자산운용은 최근 '현대M멀티-헤지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1호'의 추가설정 중단 및 환매연기를 결정했다. 이밖에 제이씨에셋자산운용, 아너스자산운용, 제이앤제이자산운용, 한양증권, BNK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기관투자자들도 셀리버리의 CPS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대웅 대표가 사재 20억원 출연과 자산 매각을 통해 거래재개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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